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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Oh!쎈 초점] 장보리→금사월→미풍아...이 ‘악연’ 좀 끊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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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유지혜 기자] ‘왔다 장보리’에 ‘내 딸 금사월’, 그리고 ‘불어라 미풍아’까지. 그놈의 ‘악연’이 뭔지, 왜 주말극 주인공들은 늘 이렇게 악연에 시달리는 걸까.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는 주인공 김미풍(임지연 분)이 악연인 박신애(임수향 분)의 훼방에도 결국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찾고 원래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마지막 회에서는 늘 그렇듯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지만, 뒷맛은 여전히 텁텁하다. 김미풍은 해피엔딩을 맞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돌아왔고, 박신애는 감옥에 가는 신세가 됐지만 그 결말이 그간 저지른 악행에 비해서는 ‘통쾌하다’는 느낌은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폭풍 같았던 ‘불어라 미풍아’를 지켜보며, 문득 왜 박신애는 저토록 김미풍을 망치지 못해 안달일까 생각했다. 박신애는 심지어 북한에서 김미풍의 집에 신세를 지고, 김미풍 가족과 탈북까지 함께 했지만 혼자 잘 살아보겠다고 부잣집 손녀인 김미풍의 신분을 훔쳤다.

참 너무한 인물이다. 생존을 넘어 부귀영화를 위해 김미풍 집안을 풍비박산 낸 장본인이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악연’이란 단어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언제나 주말극은 이래왔다. 악녀가 마음껏 악행을 저질렀고, 여주인공은 너무하리만치 욕심을 부리는 악녀에게 휘둘리기만 했다.

어느 새 여주인공과 악녀의 악연은 주말극의 기본 서사가 돼 버렸다. 악연이란 단어 말고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당연하듯 벌어지는 게 주말극이 돼 버린 거다. 이렇다 할 당위성을 찾는 건 주말극에서는 별로 의미 없는 일이 되어버린 게 오래. 시청자마저도 이 악연에 그저 흘러가듯 휘둘리는 게 관례가 됐다.

이런 악연의 고리는 근래 주말극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단 ‘왔다 장보리’에서는 국민악녀 연민정이 악녀로 대활약해 결국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에 2014년 연기대상을 안기기도 했다. 장보리와 연민정 또한 참 악연이랄 수밖에 없는 관계였다.

‘내딸 금사월’은 더 하다. 금사월과 오혜상의 관계는 보육원 동기였다. 오혜상은 이상하리만치 보육원 시절부터 금사월을 질투했다. 연민정이건, 오혜상이건, 박신애건 각자의 사정은 있었지만 정상적인 사람으로서는 ‘저렇게까지 힘들여 거짓말을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앞뒤 가릴 것 없이 오로지 여주인공만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훼방을 놨다.

이젠 그런 주말극에 시청자는 질린 모양이다. ‘불어라 미풍아’를 향한 시청자의 원성이 자자하니 말이다. 이제 낡은 ‘악연’ 소재는 끊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사실 이 고리는 진작 끊어야 했지만, 이제라도 시청자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이야기구조를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듯 하다. / yjh0304@osen.co.kr

[사진] 드라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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