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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Oh!쎈 초점]'미풍아'가 또? 욕하면서 보는 막장의 도돌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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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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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진영 기자] 결국 또 막장으로 끝이 났다. 자극적인 소재들이 난무했던 '불어라 미풍아' 역시 높은 시청률을 얻으며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의 표본으로 남게 됐다.

지난 26일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가 3회 연장된 53회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 드라마는 왈가닥 탈북녀 미풍(임지연 분)과 서울 촌놈 인권변호사 장고(손호준 분)가 천억 원대 유산 상속 등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해가며 진정한 사랑과 소중한 가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는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50회가 넘게 이어져 온 이 드라마 속에는 온통 신분 세탁한 신애(임수향 분)의 악행과 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미풍의 이야기만 담겼다. 아빠 찾아 삼만리는 길어도 너무 길었고,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을 허탈하게 하는 일명 '낚시 예고'도 계속됐다.

신애의 악행 역시 허술함이 많았지만, 이를 제대로 간파할 수 있는 이도 부족했다. 장고의 활약은 미약했고, 그러다 보니 미풍의 고난만 커져갔다. 부를 축적하고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법은 무시하고 남을 속이는, 일명 막장 전개가 쉴새없이 이어졌다. 지금껏 많이 봐왔던 막장극과 무엇이 다른지 차별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

주말 가족극을 표방하고 있지만 연일 시청자들이 뒷목을 잡게 만드는 내용이 태반이었다. 그럼에도 아이러니하게도 '불어라 미풍아' 역시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률 상승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자극적인 전개 속 주인공이 속시원한 복수를 해주리라 믿기 때문. 팍팍하고 답답한 현실에서 대리만족을 얻고자 하는 심리도 어느 정도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주말 막장극은 대부분 혹평을 받으면서도 시청률적으로는 크게 웃었다. '욕하면서 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건 모두 이 때문이다. '불어라 미풍아' 역시 마찬가지. 분명 남북분단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아내며 가족애를 부각하겠다던 초반의 다짐은 사라지고 어느 새 신애의 악행만 남았다. 마지막회 감방 안에서 시어머니를 위해 몸싸움을 한 며느리가 서로를 위해주며 손을 잡는 장면은 그 자체로 실소를 자아냈다.

그럼에도 '불어라 미풍아'는 26.3%라는 높은 시청률을 얻으며 종영됐다. 결국 또 막장극의 승리인가 싶어 씁쓸함만 남는다. /parkjy@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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