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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모리뉴 역시 우승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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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맨유 부임 이후 첫 리그컵 제패

모리뉴 “부담감 많았다. 행복하다”

유로파리그, 정규리그 힘 받을 듯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했다. 우승도 마찬가지 아닐까.

조제 모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2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경기장에서 열린 2017 축구리그컵(EFL컵) 결승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2골)의 맹활약에 힘입어 사우샘프턴을 3-2로 제치고 우승했다. 맨유는 2010년 이후 7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올랐고, 모리뉴 감독은 맨유 입성 첫 시즌에 타이틀을 추가함으로써 체면을 세웠다.

이날 경기는 맨유가 압도한 경기가 아니었다. 맨유는 전반 20분 이브라히모비치의 선제골과 38분 제시 린가드의 추가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사우샘프턴은 전반 추가시간과 후반 3분 잇따라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고, 사우샘프턴은 맨유의 골대를 맞히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 42분 측면에서 올라온 에레라의 크로스를 이브라히모비치가 머리로 받아 넣어 승패가 갈렸다.

모리뉴 감독은 이날 우승에도 겉으로 크게 기뻐하는 티를 내지 않았다고 한다. 모리뉴 감독은 경기 뒤 “사실은 정말 기뻤다. 그러나 나는 전면에 나서는 사람이 아니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모리뉴가 트로피 확보는 일단 그의 선수 장악능력과 전략적 준비가 통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이번 시즌 이브라히모비치와 포그바 등을 거액을 들여 영입해 자기 스타일의 팀을 구성했고,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하면서 동력을 끌어 올렸다.

우승에 대한 집착이 남다른 것도 특징이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모리뉴 감독이 2002년 포르투를 맡은 이래 지금까지 지도자로서 20차례 주요 트로피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결승까지 올라가기도 어렵지만, 결승전에서 이기는 데는 특별한 능력이 필요하다. 모리뉴 감독은 이날 우승 뒤 “나 자신에게 압박감이 있었다. 우리 구단이나 팬에게 중요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우승하게 되면 선수들의 태도도 더 승리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우승을 하면 팀이 달라진다. 현재 모리뉴 감독이 맨유의 스쿼드를 잘 만들어 놓았다. 정규리그에서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물론 맨유의 앞길이 장밋빛은 아니다. 이날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도 맨유는 과거 앨릭스 퍼거슨 감독 시절의 팀은 아니었다. 핵심 이브라히모비치는 36살의 노장 선수이고, 이런 까닭에 이브라히모비치를 중심으로 주변에 많이 뛰는 선수들을 배치하고 있다. 정규리그 6위여서 챔피언스리그 티켓 범위인 4위 안에 들기 위해서는 매 경기 승점을 더 쌓아야 한다. 유로파대회 16강까지 진출해 있지만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우승을 차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타이틀 수집 전문가답게 일단 컵대회 트로피를 챙기면서 맨유 팬에게 일시적인 안도감을 안겨준 것도 사실이다. 영국의 <비비시>는 “컵대회 우승은 모리뉴 감독의 기분을 돋우고 팬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면서 모리뉴 감독의 압박감을 덜어줄 것”이라고 썼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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