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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내보스’와 ‘또 오해영’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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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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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내보스’가 미지근한 반응이다.

지난 17일 오후 11시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새 월화미니시리즈 ‘내성적인 보스’(연출 송현욱·극본 주화미·이하 ‘내보스’) 2화는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평균 3.1%, 최고 3.5%를 기록했다. 첫 방송이 기록한 평균 3.2%, 최고 4.1% 시청률 보다 소폭 하락했다. 송현욱 PD의 전작인 ‘또 오해영’ 시청률이 첫 방송 이후 입소문을 타고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내보스’는 대조적인 성향을 지닌 두 남녀의 이야기다. 상사인 은환기(연우진 분)는 내성적이고, 부하인 채로운(박혜수 분)은 외향적이다. 흥미로운 설정이지만 일각에선 다소 과격한 묘사가 몰입을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시종일관 모자를 뒤집어 쓴 은환기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일상적인 대화조차 힘들어 한다. 내성적이기 보다 대인기피증에 가깝다. 채로운은 때때로 몰상식한 행동을 한다. 다짜고짜 반말을 쓰고 자신의 잘못에도 당당하다. 외향적인 성격과 예의 없음을 동일선상에 놓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극단적인 캐릭터와 설정은 송 PD와 주화미 작가의 특징이다. ‘또 오해영’은 결혼식 전날 파혼 당한 오해영(서현진 분)와 파혼의 주범 박도경(에릭 분)의 로맨스를 그렸다. 오해영은 한 회에서 몇 번씩 웃었다 울었다 하며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탔고, 박도경도 분노를 참지 못해 차 유리창을 깨는 등 만만치 않았다. 송 PD와 주 작가가 호흡을 맞춘 ‘연애 말고 결혼’에서 주장미(한그루 분)와 공기태(연우진 분)도 마찬가지였다. 치열하게 싸우는 에피소드가 숱하게 등장했다.

차이는 이를 풀어내는 설득력이다. 현실 속 연애나 결혼은 마냥 아름답지 않다. ‘또 오해영’도, ‘연애 말고 결혼’도 그런 사랑의 민낯을 담아냈고, 그 안에서 공감을 끌어냈다. 단골처럼 등장한, 오해영과 주화미의 만취 연기가 사랑스러웠던 이유는 그들의 감정을 시청자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와 달리 채로운은 시청자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지 못했다. 자살한 언니(한채아 분)에 대한 복수라는 사연에도 불구하고, ‘민폐녀’ 캐릭터에 머물고 있다. 누구 한 명의 탓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은환기 역의 연우진의 고군분투다.

물론 이제 겨우 2회다. 풀어낼 이야기가 더 많다. 말레이시아 로케이션 등 볼거리도 남아 있다. 특히 ‘내보스’는 지난해 오해영과 함께 울고 울었던 시청자들의 기대를 받았다. ‘내보스’가 그들의 바람대로 ‘tvN 로코’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현재로선 판단을 보류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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