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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협상 난항’ 양현종, 타구단은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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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태우 기자]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최대어로 남은 양현종(28)의 행선지가 좀처럼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잔류, 좀 더 정확히는 원 소속팀 KIA 잔류로 선회했으나 아직 도장을 찍지 못했다. 그렇다고 타 구단 이적 선택지도 넓지 않다. 복잡한 상황이 됐다.

당초 일본 요코하마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양현종은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 진출 카드를 접고 전격적으로 국내 잔류를 결정했다. 당시 양현종은 자신이 데뷔 때부터 뛴 KIA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KIA 잔류를 우선 순위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양현종과 KIA는 지난 주 한 차례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측이 생각하는 금액은 꽤 차이가 있었다. 양현종이 최형우(KIA·4년 발표액 100억 원) 이상의 금액을 원하고 있는 것에 비해 KIA는 그 정도 투자할 여력은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아무리 못해도 10~20억 원 차이가 난다. 쉽게 좁힐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시장을 바라보는 지점이 다르기에 어쩔 수 없는 진통이다. 양현종은 FA 투수 역대 최고액을 원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산 성적에서도 양현종보다 조금 떨어지는 차우찬이 LG로 이적하며 4년 총액 95억 원(발표액 기준)을 받은 전례가 있다. 양현종 측으로서는 “내가 차우찬보다 못할 것이 없다”라는 논리를 펴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KIA도 이미 이번 FA 시장에서 140억 원에 최형우는 보상금까지 썼다. 추가 투자 여력이 크지 않다.

이에 조심스레 타 구단 이적 가능성도 나돌고 있다. 실제 OSEN 취재 결과 양현종 측 관계자들은 영입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몇몇 구단에 ‘문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KIA에 대한 애정은 있지만 조건이 맞지 않으면 이적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행보다. 하지만 선택지가 넓지 않다는 게 또 고민이다. 거의 모든 구단들이 양현종을 '그림의 떡'으로 보고 있다.

모든 구단 관계자들은 양현종의 기량을 칭찬하며 군침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관심이 실제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삼성은 이미 2명의 외부 FA 선수를 영입했다. 한도가 찼다. 넥센과 두산은 외부 FA 영입에 큰 관심이 없는 분위기다. NC는 “최근 구단을 둘러싼 분위기상 대형 FA 영입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고 실제 그런 흐름대로 진행되고 있다.

육성 쪽으로 방향을 튼 한화도 FA 시장에서는 철수한 채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한화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기존 방침이 바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아직 FA 시장에서 움직이지 않은 롯데도 내부 FA인 황재균, 그리고 잠재적인 이대호의 유턴 가능성을 우선시하고 있다. 롯데의 고위 관계자는 양현종에 대해 “에이전트로부터 문의를 받은 적은 없다. 다만 보상선수 문제도 있어 출혈이 크다. 현실적으로 여력이 안 된다”고 인정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을 눌러 앉혔다. 역시 거액의 돈을 썼다. SK의 한 관계자는 “양현종이야 다 관심이 있지 않겠느냐”라면서도 “현재 구단이 추가 지출을 하기 쉽지 않다”고 사실상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차우찬을 영입한 LG 또한 소극적이다. LG의 고위 관계자 또한 FA 시장 철수를 공식적으로 못 박지는 않으면서도 “우리의 경우는 차우찬을 잡는 데 올인했다. 우규민도 잡지 못했지 않나”면서 부정적 관망 기류를 보였다.

현재 돈을 쓸 만한 여력이 있는 팀은 kt 정도지만 kt도 황재균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양상이다. 두 선수를 모두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 kt도 오프시즌 개막 전에 모았던 기대에 비해서는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고 양현종이 미국이나 일본 진출을 재추진하기도 애매하다. 미국 시장은 구단이 연말 휴가에 들어가는 시점이고, 일본은 대다수 팀들의 외국인 인선이 끝났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양현종의 국내 이적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양현종의 가치가 크기는 하지만 최소 100억 원 이상에 '보상선수+보상금'까지 내줘야 한다. 작정하고 달려들지 않는 이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FA 시장이 초반이 아닌, 막바지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은 불리하다. 물론 앞으로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다. ‘구단의 결단’에 따라 돌발 변수는 존재한다. 다만 여건상 “결국 양현종과 KIA가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것은 어쩔 수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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