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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포스트 김광현' SK, 선택 아닌 필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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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태우 기자] 에이스 김광현(28)이 팔꿈치 수술로 이탈한 SK가 ‘포스트 김광현’에 대한 고민을 지속한다. 장기적으로 반드시 한 번은 거쳐야 하는 단계인 만큼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SK는 6일 공식발표를 통해 김광현의 수술 결정을 전했다. 김광현은 왼 팔꿈치 내측측부인대(MCL)에 손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일본으로 건너가 정밀 진단을 받았다. 진단 결과 재활로도 당분간은 구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술을 받는 것이 낫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에 김광현은 조만간 수술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다행히 상태가 아주 심각한 것은 아니라 예상보다는 재활 기간(10개월)이 짧다.

하지만 2017년 시즌에 나서지 못할 것은 확실시된다. 재활 후 실전 등판까지 필요한 단계들이 몇몇 있어 곧바로 전력화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SK도 2017년 김광현을 활용한다는 구상은 전혀 없다. 오히려 완벽한 상태로 2018년 개막에 맞추기를 바라고 있다. 결국 선발 한 자리가 비는 가운데 ‘포스트 김광현’ 주자들의 어깨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SK는 김광현의 후배들이 두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 절박한 상황이다.

현재 SK의 선발진은 재계약을 확정한 메릴 켈리, 그리고 새롭게 영입될 외국인 선수, 올해 재기 가능성을 내비친 윤희상까지 세 자리는 확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광현이 있으면 네 자리 확정에 5선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였지만 이제 많게는 두 자리가 빈다. 2년간 선발로 뛰었던 박종훈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기는 하나 트레이 힐만 신임 감독의 의중은 ‘원점 경쟁’에 맞춰져 있다.

주목받는 선수는 우완 정통파로 올해 임시 5선발 몫을 해 1군 맛을 본 문승원(27), 고교 시절 최정상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으나 팔꿈치 수술 후 주춤한 우완 이건욱(21), 그리고 올해 신인지명을 통해 입단한 좌완 김성민(22) 등이다. 이들은 고교 및 대학 시절 모두 큰 무대에서 ‘에이스’ 임무를 경험해봤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상덕 투수코치를 비롯한 SK 코칭스태프들은 “아무래도 에이스의 심장은 타고 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문승원은 올해 윤희상의 부진 당시 대체 5선발로 뛰며 20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6.64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중반 이후 기세가 멈춰서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다양한 변화구도 올해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평가다. 올해 부족했던 점을 보완한다면 5선발에 가까워질 수 있다. 군 문제를 해결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다.

입단 이후 팔꿈치 수술, 발 수술 등으로 시련의 나날을 겪었던 이건욱은 여전히 기대주다. 구속이 고교 시절만큼 올라오지 않아 애를 먹었고 제구에 문제를 드러냈으나 여전히 가진 것이 가장 많다는 기대감을 받고 있다. 1~2㎞ 정도 떨어진 평균구속을 끌어올리고 제구를 잡을 수 있다면 ‘포스트 김광현’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로 평가된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가 들어오는 라인은 일품이라는 평가다. 지역 고교인 동산고 출신이라는 점도 그렇다.

최상덕 코치는 “두 선수 모두 좋은 패스트볼을 가지고 있는데 약간 각이 밋밋한 경향이 있다”고 문제점을 짚으면서 “투구시 오른 무릎과 팔꿈치 위치가 낮다는 게 두 선수의 공통점인 문제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천히 교정 중이다. 선수들도 알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교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더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자체 진단이다.

2차 1라운드 지명자인 김성민도 예상 외로 빨리 컨디션이 만들어지고 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올해는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으나 지난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서 후유증을 털어버렸다. 좌완으로 최고 140㎞ 중반대의 공을 던지는데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 1군 데뷔의 위치가 어디일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SK는 김성민을 장기적인 좌완 선발감으로 보고 있다.

최상덕 코치는 “김성민은 던질 수 있는 구종도 많고 캠프를 통해 많이 밝아졌다. 체구는 다소 작아도 몸을 이용하는 회전력이 매우 좋다.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투수 동작을 시켜보면 금방 흡수를 하더라”고 비범한 재능을 눈여겨봤다. 세 선수가 올해 선발진에 경쟁 자원으로 가세, 1군 경험을 쌓는다면 SK의 장기적인 세대교체 흐름도 원활해질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한 선수들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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