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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양현종 결정 기다리는 KIA '대권도전' 퍼즐 맞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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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LG와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6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LG 정상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긴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프리에이전트(FA) 양현종이 해외진출과 KIA 잔류를 놓고 장고에 돌입했다. 늦어도 11일까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KIA는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FA 야수 최대어 최형우를 100억 원에 영입했다. 외국인선수도 원하는대로 구성해 2009년 이후 8년 만의 대권에 도전한다. 토종 에이스 한 자리만 남겨둔 상태라 양현종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제는 양현종이 FA 권리 신청을 하며 구단에 “해외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있다. 해외시장 상황을 충분히 검토한 뒤 KIA와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부분이다. 경우에 따라 12월 말까지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는 게 당시 입장이라 구단 측도 양현종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선뜻 조건을 제시하기 어려운 입장이었다. 하지만 양현종 측이 최근 일본 방문에 앞서 “KIA의 제시액을 들은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구단 입장에서는 양현종이 해외상황을 충분히 검토한 뒤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돌연 KIA의 제시액이 해외구단들의 몸값을 정하는 기준점이 된 것처럼 상황이 돌변했다. 구단 측이 제시액을 공개하는데 난색을 표하는 이유다. 오히려 양현종 측이 거취에 대한 노선을 결정한 뒤 구단과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FA 선언 후 한 달 가량 기다렸던 것도 해외진출 의지를 피력한 양현종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구단측의 설명이다.

최근 양현종과 함께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에이전트측은 “일본 구단의 제시액을 듣고 고민을 하고 있다. 선수 스스로 어떤 선택이 가장 현명한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열릴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가해 빅리그쪽 파트너와 시장 상황을 체크할 계획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전트는 “KIA의 제시안을 듣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진출쪽으로 무게를 두던 양현종의 심경에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그는 “김기태 감독께서 전화로 ‘잘해보자’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 KIA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꾸려 선수 본인도 우승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정든 동료와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가정을 꾸렸다면 자신의 꿈만 좇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큰 무대에 도전하는 것도 프로선수가 꿈꿀 수 있는 이상이지만 어려운시기를 함께 겪은 동료들과 대권에 도전장을 내미는 그림 또한 선수들의 로망이다. 꿈의 무게를 따져도 결론을 쉽게 내리기 어렵다.

스포츠서울

SK 김광현이 1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SK와 NC의 경기에서 NC에 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SK는 NC에 7대13으로 패하며 8연패를 당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 해외 구단들이 만족스러운 몸값을 제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야구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일본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에게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 1억엔 정도면 수준급 대우로 일본리그에서 능력을 증명해야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희소성 높은 좌완 파이어볼러라고 해도 2년 계약에 총액 3~4억 엔(약 31억 원~41억 원) 규모가 적정하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 시장은 더 폐쇄적이다. 지난 2년 동안 여러구단 스카우트가 양현종의 투구를 지켜봤지만 현지 소식은 잠잠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김광현과 양현종 모두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처럼 파격적인 대우를 받기 어렵다는 게 시장 분위기다. 윈터미팅이 끝나고 빅리그 내 굵직한 대어들이 이동을 한 뒤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는 것이 아시아 선수들이다. 시간과 싸움인데 효용성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스카우트는 “류현진이 어깨 수술을 받았고 빅리그 진출을 타진하던 김광현마저 팔꿈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KBO리그 출신 투수들의 내구성에 의문부호가 찍혀있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일본이나 메이저리그 모두 외부 영입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았다는 의미다.

양현종의 에이전트측은 “일본 구단에서도 이번주 내로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하더라. 양현종이 외국인 선수 1순위이기 때문에 결정에 따라 대체선수를 구해야할지 말지를 판단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운명의 일주일, 양현종이 거취를 결정할 시간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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