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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호랑이 품에 안긴 최형우 사상 첫 FA 100억 원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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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프리에이전트(FA) 야수 최대어로 꼽힌 최형우가 KBO리그 사상 최초로 몸값 100억 원의 사나이로 등극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프리에이전트(FA) 야수 최대어로 꼽힌 삼성 최형우(33)가 역대 FA 최고액으로 KIA 품에 안겼다.

최형우는 24일 광주에서 구단 관계자와 입단 협상을 갖고 계약금 40억 원 연봉 15억 원 등 총액 100억 원(보장금액)에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삼성에서 NC로 이적한 박석민이 보유 중이던 역대 FA 최고액(96억 원)을 경신했다. 발표금액을 기준으로 사상 첫 100억 원의 사나이가 됐다. 지난 1999년 말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의 태동과 함께 도입된 FA제도는 이로써 17년만에 100억원 시대로 접어들었다.

최형우는 계약직후 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우선 좋은 일 나쁜 일 다 지켜보시고 늘 격려해주신 삼성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유니폼을 바꿔 입었지만 팬들께서 보내주신 성원을 잊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KIA에서 인간적으로 접근했던 게 마음을 흔든 가장 큰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KIA 관계자는 서울이나 대구 등 최형우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와 만남을 가져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형우는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셔서 기분좋게 도장을 찍었다. 사실 얼떨떨하지만 이제 마음편히 내년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KIA 관계자는 “서너차례 만남을 갖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직접 만나보니 진정성 있고 배려심도 있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한 번 같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해외진출과 삼성 잔류를 놓고 고심하다가 오늘(24일) 광주로 직접 와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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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최형우.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몸값 100억 원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는 물론 최형우 본인 인생에서도 상징적인 일대 사건이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2002년 삼성에 2차 6라운드 전체 48순위로 지명된 최형우는 2004년까지 세 시즌 동안 1군에 단 7타석만 출장한 뒤 방출됐다. 진갑용이 버티고 있던 안방싸움에서 밀린 탓이다.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학진학 대신 프로행을 선택했지만 기량을 뽐낼 기회 한번 얻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당시 최형우는 “어렸을 때부터 가난했다. 어머니는 농장에서 닭을 잡아 시장에 내다팔아 번 돈으로 우리 3형제를 키웠다. 장남인 내가 대학에 가면 4년간 또 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프로를 선택했다. 방출통보를 받은 날, 밤새도록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경찰청 입단 후 외야수로 전향한 그는 2007년 퓨처스리그 북부리그에서 22홈런 76타점 타율 0.391로 타격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뒤 삼성에 재입단했다. 그해부터 9시즌 동안 1140경기에서 234홈런 1307안타 911타점 타율 0.314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2014년 3할(0.356)-30홈런(31개)-100타점 고지를 밟은 후 “FA가 되면 120억 원짜리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공언했다. 30년 간 자신을 뒷바라지한 모친에게 가난과의 이별을 선물로 주겠다는 집념의 표현이기도 했다. 2014년부터 3연속시즌 3할 30홈런 100타점을 돌파하며 FA 자격을 얻었고 자신의 말처럼 국내 최초 ‘100억 원의 사나이’로 새 역사를 썼다.

최형우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후 정말 만감이 교차했다. 대구로 돌아와서도 쉽게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 정말 아무 생각도 안난다. 고생했던 순간, 좋았던 기억이 교차해 머릿속이 복잡하다. 대구에 정도 많이 들었는데 막상 떠나려니 아쉬운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KIA 유니폼은 어릴 때부터 꼭 한 번 입어보고 싶었다. 고향과 가까운 곳에서 꿈에 그리던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다는 설렘도 크다. 김기태 감독님께 전화드리고 KIA 선수들과 함께 타이거즈의 우승을 위해 열심히 뛰어보겠다”고 다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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