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최형우 ‘100억’ 잭팟

FA 사상 최고액, KIA와 4년 계약…“나를 키워준 삼성에 감사”

최형우(33)가 사상 최초로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몸값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FA 최대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최형우가 4년간 100억원을 받고 KIA 유니폼을 입는다.

KIA는 24일 “최형우와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 등 총 10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최형우의 계약 조건은 지난해 박석민이 NC와 FA 계약을 할 때 기록한 4년 최대 96억원을 뛰어넘는 사상 최고 금액이다.

중심타선을 강화하려는 KIA의 의지와 자신의 고향(전주)인 호남 연고 팀에서 뛰고자 했던 최형우의 뜻이 맞아떨어졌다. KIA와 최형우는 세 차례 만났다.

두 번째 만남에서 최형우가 해외 이적이 아닌 국내의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원한다는 마음을 파악한 KIA는 최고 대우 조건으로 최형우의 마음을 잡는 데 성공했고, 이날 만남에서 계약을 마무리했다.

최형우는 삼성과의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자 친정팀에 대한 마음을 정리한 뒤 이날 광주로 내려와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2002년 포수로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2005시즌 종료 뒤 방출됐다. 당시 그는 1군 무대에서 단 6경기만 뛰었다. 이후 경찰야구단에 입단해 군 복무를 한 최형우는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꾸고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최형우는 2008년 삼성에 재입단했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11시즌 동안 타율 3할1푼4리, 234홈런 911타점 705득점. 올해는 138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7푼6리, 144타점을 기록하며 타격 3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특별한 부상 없이 시즌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는 강철 체력까지 갖췄다.

KIA는 최형우의 합류로 우승후보로 손색없는 강력한 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올해 KIA의 팀 타율은 2할8푼6리로 10개 구단 중 9위였다. 홈런은 170개로 리그 3위였지만 타선의 짜임새가 다소 미흡했다. 그러나 최근 4년 40억원의 FA 계약으로 잔류시킨 나지완과 김주찬, 이범호에 최형우가 가세하면서 좌우 밸런스까지 맞춘 폭발적인 중심타선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KIA는 올해까지 3시즌 동안 함께한 외국인 내야수 브렛 필 대신 외야 자원을 영입할 계획이다. 새 외국인 타자와 함께 김주찬, 최형우로 외야진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나지완은 지명타자로 기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형우는 계약을 마친 후 “KIA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 저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신 KIA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팬 여러분의 기대에 보답하는 멋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를 키워준 삼성을 떠난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 그동안 성원해준 삼성 관계자들과 팬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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