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미 기자]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오로지 실력만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동네빵집 사장님이 화제다.
지난 1월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9회 세계 제빵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참가했던 청주 바누아투 과자점 박용주(42) 대표. 지금도 1위 선정 발표 당시의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있다.
"울컥했다. 고함을 지르고 난리 났다. 누군가는 엉엉 울고, 모두 정신이 없었다.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만감이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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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 제빵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청주 바누아투 과자점 박용주 대표가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김용수 | |||
지난 1월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9회 세계 제빵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참가했던 청주 바누아투 과자점 박용주(42) 대표. 지금도 1위 선정 발표 당시의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있다.
"울컥했다. 고함을 지르고 난리 났다. 누군가는 엉엉 울고, 모두 정신이 없었다.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만감이 교차했다."
대한제과협회가 세계 대회에 국가대표를 출전시킨 적은 있었지만, 12개국에서 출전한 해외 제빵사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프랜차이즈 기업이 골목상권까지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동네빵집 사장님들이 우승의 주역이었다는 점은 국내 제빵업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한국에 우승의 영예를 안긴 주인공은 박상규 코치(53ㆍ서울 관악구 성현동 레드밀)와 팀장을 맡은 박용주 대표, 팀원으로 함께한 이창민(42ㆍ대전 둔산동 하레하레), 김종호(41ㆍ대전 전민동 슬로우브레드) 대표다.
충북과 대전에서 동네빵집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간 합숙을 하며 연습했다.
빵의 반죽법과 중량, 맛, 독창성과 예술성, 기법 등 다양한 분야를 평가하는 세계대회에서 빵 공예 부문을 담당했던 박 대표는 양궁을 형상화한 빵 공예 작품 '활 쏘는 고구려 무사'를 만들어 세계 최고 제빵사로 인정받았다.
박용주 대표가 청주에 바누아투 과자점을 차린 것은 지난 2011년 2월이었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모태가 된 천안 뚜쥬르 제과점의 총책임자로 일하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도전한 것이 지금의 과자점이다.
'바누아투(Vanuatu)'는 행복지수 1위를 자랑하는 남태평양 섬나라 이름이다. 행복을 주는 빵집을 만들고 싶어 바누아투라는 상호를 선택했다. 청주를 택한 이유는 시장 때문이었다.
"청주는 한 마디로 체인밭이다. 골목마다 체인점들이 자리를 잡고 있더라. 나는 설탕이나 버터를 넣지 않고 천연효모를 100% 넣어 만드는 건강한 빵을 선호한다. 청주시민들에게 그런 빵 맛을 선보이고 싶었다."
바누아투의 빵들은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자주 굽기 때문에 오후나 늦은 저녁에 가도 갓 구운 빵을 맛볼 수 있다.
대한민국 최초로 하루 두 번 세 번 빵을 굽기 시작한 곳이 천안의 뚜쥬르였다. 총책임자로 일하며 많은 것을 배웠고 그 노하우를 바누아투에 녹였다.
박 대표의 빵집에서 만드는 빵과 쿠키, 케이크는 모두 250가지. 공예품을 만들 듯, 반죽에서 모양까지 정성을 쏟지 않는 과정이 없다.
반죽된 냉동생지를 모양만 잡아서 굽는 프랜차이즈 빵집과는 비교를 거부한다. 세계 제빵 월드컵에서 우승한 빵들도 장인정신으로 완성됐다.
겹겹이 바삭함이 살아 있는 크로와상, 바삭한 데니쉬 속에 다크초콜릿을 넣은 뺑 오 쇼콜라, 천연효모빵 르방, 통밀ㆍ호두ㆍ호박씨가 들어간 고소한 깜빠뉴, 통밀바베큐, 크렌베리와 무화과가 어우러진 천연발효빵 뺑드휘그, 호박치즈브리오슈 등이 제빵 월드컵에서 우승한 바누아투의 대표 제품들이다.
박 대표는 바누아투가 행복을 주는 빵집, 건강한 빵집으로 성장하길 희망한다.
"유기농 밀가루와 좋은 재료로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이 고객들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기술력과 노하우로 새로운 빵을 개발해 바누아투 제품을 먹으면 좋다,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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