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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랑해 시리~' 새로워진 iOS6 베타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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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랑해 시리~' 새로워진 iOS6 베타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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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웨이에서 열린 애플의 연례 행사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iOS6를 공개했다. 애플은 구글 맵을 버리고 자체 지도 서비스를 넣어 탈 구글화를 본격 시도하고 있으며, 작년 10월 아이폰 4S와 함께 공개한 시리(Siri)는 드디어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 하는 등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했다. 200여 개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고 애플측은 밝혔다.


현재 iOS6는 개발자용으로 베타1이 배포됐으며, 원하는 이들이라면 직접 단말기에 설치, 테스트할 수 있다. 정식 버전은 올 가을쯤 나온다. 국내 아이폰 4S, 뉴아이패드 사용자도 한국어로 시리를 쓸 수 있게 된다. 이때 쯤이면 아이폰과 대화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리라.


정식 버전 출시가 아직 많이 남았지만 그때까지 호기심을 참을 수는 없는 노릇. 베타1이라 불안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iOS6를 직접 설치해 사용해 봤다.


깨알 같은 즐거움을 주는 시리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iOS6 베타1 설치완료. 설치가 끝나자 마자 처음으로 한 것은 바로 ‘시리’양과의 대화 시도다. 시리가 그 동안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만 지원해, 외국어 울렁증이 있는 사람들은 쉽사리 대화를 시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젠 문제 없다. 지난 8개월 사이 한국어 공부를 꾸준히 한 덕에 혀를 더 이상 굴리지 않아도 시리가 내 말을 알아 듣기 시작했다.




"내일 오전 다섯시에 깨워줘~" 처음으로 건 낸 말이다. 그러자 시리는 ‘알겠습니다 5 오전에 알람을 설정하겠습니다’란 응답과 함께 새로운 알람을 생성했다. 이미 시리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접했고, 영어로도 몇 번 사용해 봤지만, 한국어로 직접 해보니 또 다른 맛이다.


많이들 해볼 것으로 생각되는 "사랑해"라는 단어를 연발해봤다.




시리는 “XX님께 도움을 드리는 것만의 저의 소임입니다”라고 첫 말을 건낸 후 “우리 그럴 수 없는 사이라는 걸 아시잖아요”라며 거부의 뜻을 밝혔다. 한번 더 "사랑해"라고 말하자 시리는 “이건 금지된 사랑입니다”라며 부정하며 깨알 같은 즐거움을 줬다.


‘아버지에게 전화’라고 말을 하니 전화를 걸어준다. 더 이상 주소록에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위해 찾지 않아도 된다. 특히 손의 이용이 부담스러울 때 시리는 든든한 도우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한국어를 학습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알아 듣지 못 하는 단어가 많다. 그 덕에 수시로 오류가 나타났고, 엉뚱한 해석도 연발했다.




iOS6 발표와 함께 시리의 기능은 더 강력해졌다. 스포츠 선수의 성적도 확인할 수 있으며, 특정 배우의 출연작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이런 기능을 언제 쓸 수 있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휴대폰 이용이 더욱 재미있어 질 전망이다. 지역 기반 데이터 또한 마찬가지다. 한국 지역에 대한 이해와 함께 데이터 축적이 절실해 보인다.


한국어 인식률은 꽤 좋은 편이다. 시끄러운 곳에서는 마이크를 최대한 가까이 붙이고 또박또박 크게 말해야 제대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몇 번 테스트 해보니 평소보다 약간 작은 목소리로 말했음에도 잘 알아 들었다.


시리의 한국어 지원과 함께 한글 음성 받아쓰기도 지원한다. 이동 중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아이폰을 꺼내 바로 바로 메모를 하곤 하는데, 버스를 타고 짐까지 들었을 때는 아이폰으로 타이핑 하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음성 받아쓰기를 이용해 수월하게 메모를 남길 수 있게 됐다. 몇 번 사용해 보니 앞으로 자주 활용하게 될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3D 정도는 보여줘야 지도지~


이번 iOS6에서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애플이 구글 맵을 버리고 자체 지도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맵은 오픈 스트리트 맵 데이터를 이용했으며, 여기에 내비게이션 업체인 톰톰(Tomtom)의 솔루션을 넣어 실시간 교통 정보와 함께 턴 바이 턴 내비게이션 기능도 적용됐다. 특히 지도를 3D로 볼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애플은 내비게이션 기능에 공을 많이 들인 듯 한데, 자동차 제조사와 힘을 합쳐 시리를 쉽게 차에서 쓸 수 있는 전용 버튼인 ‘아이스 프리(Eyes Free)’를 적용했다. 시리의 편리한 음성 인식 기능이 내비게이션과 많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 지도 앱에 접속하면 처참하다. 지역 데이터가 없어서인지 남산 공원 같은 굵직한 장소로 도로명만 보인다. 그것도 한글이 아닌 영어다. 그로 인해 검색 결과가 부실하다. 내비게이션은 쓸모가 없었으며, 3D는 산과 같은 지형의 높낮이는 볼 수 있지만, 건물을 표현해내지 못했다. 아직까지는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만 정상적인 3D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






▲ 동일한 장소를 다음 맵(좌)과 iOS맵(우) 모습


정식 버전이 나오기 전까지 국내 지역 정보를 얼마나 채울 수 있을지도 문제지만, 국내의 위치정보관리법에 따라 애플이 자체 서비스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불명확하다.


트위터에 이어 페이스북까지 품었다


애플은 iOS5에서 트위터를 운영체제 안으로 끌어 들였다. 그리고 이번 iOS6에서는 페이스북 마저 품었다. 양대 SNS를 모두 운영체제에 녹여 iOS는 명실공히 소셜 스마트 운영체제로 거듭났다.


앞으로 사용자는 사진, 사파리 등에서 공유 기능을 통해 쉽게 페이스북에 사진이나 영상 등을 전달할 수 있으며, 굳이 앱을 실행하지 않더라도 알림 센터와 시리를 이용해 간편하게 자신의 상태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페이스북 연동은 꽤 수준 높게 이루어져, 페이스북 친구의 정보를 주소록에서 볼 수 있으며, 이벤트 및 친구의 생일이 캘린더에 기록된다. 설정에서 페이스북 로그인을 한 후 주소록을 열어보면 친구가 확 늘어난걸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생성된 페이스북 친구 목록이 불편하다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는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먼저 설정 > 페이스북으로 가면 ‘다음 응용 프로그램이 사용자의 계정을 사용하도록 허용’이라는 항목이 있다. 연락처와 캘린더가 있는데, 이것을 비활성화 하면 된다. 이는 페이스북이 아이폰의 연락처와 캘린더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또 다르게는 연락처 그룹에서 페이스북 그룹을 가려 해결할 수 있다. 이는 캘린더도 마찬가지다. 캘린더는 이벤트와 친구 생일 두 가지 항목이 있으며, 각각 숨김 처리를 할 수 있다.






아이폰의 주소록과 캘린더에 추가된 페이스북 정보들은 수정을 할 수 없다. 즉 데이터를 가져와 화면에 뿌려주는 것이 전부다. 로컬에 완전히 저장되어 사용자가 활용하는 수준은 아닌 셈이다.


휴대전화 역할에 더욱 충실해질 아이폰


아이폰이 스마트 기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휴대 전화이기도 하다. 전화 기능이 없는 아이팟 터치가 점점 힘을 잃어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아이폰의 전화 기능은 타 스마트폰에 비하면 꽤 부실해 실망하는 일들이 있는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번 iOS6에는 기능 보강이 이뤄졌다. 전화 수신 화면 슬라이드의 우측에 새로운 전화 아이콘이 들어갔다. 카메라 아이콘처럼 위로 밀어 올리면, 전화 수신 거부와 함께 문자를 보낼 수 있다. 메시지는 3개를 미리 설정할 수 있다. 다소 늦게 지원되는 부분이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이보다도 눈길을 끄는 건 ‘나중에 다시 알리기’다. 아이폰의 미리 알림 기능에 추가해, 이후에 전화를 잊지 않고 할 수 있게 해준다. 사용자는 ‘1시간 후에’ 혹은 ‘출발할 때’로 선택할 수 있다.




‘방해금지 모드’도 생겼다. 한밤중에 자고 있는데 전화가 오면 짜증이 밀려오기 마련인데, 이럴 때 방해금지 모드를 설정하면 딱이다. 상대방이 전화를 해도 전화벨이 울리지 않게 되며, 상대방은 지금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음성 멘트만 접하게 된다.


하지만 부재중 전화로 목록에 남아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누가 몇 시에 전화했는지 알 수 있으며, 즐겨찾기와 그룹을 활용, 특정 사람의 전화는 방해금지 모드에서도 허용할 수 있다. 또한 3분 이내 전화가 다시 올 경우에는 허용할 수 있도록 설정이 가능하다.




이 기능은 취침 외에도 회의를 하고 있거나 도서관, 방해 받지 않고 업무를 해야 하는 경우 등 다방면으로 유용하다. 예약 시간을 설정하면 매번 기능을 켜고 끄지 않아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 외 좋아진 점은?


아이폰 사진은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맥, PC, 아이패드 등으로 동기화할 수 있다. 이를 사진 스트림이라고 하는데, 이를 활용해 원하는 사람에게 사진을 공유할 수 있으며, 댓글 남기기도 지원한다.


SNS는 불특정 다수에게 사진을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사진 스트림은 특정 소수에게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사진 스트림은 폴더로 분류되지만, 이젠 하단에 하나의 메뉴로 들어갔다. 사진 스트림을 사용한다면 사진 관리가 더 편해질 전망이다.


공유 버튼은 텍스트에서 아이콘 형태로 바뀌었다. 텍스트 보다 눈에 쏙쏙 들어온다. 전화 키패드는 폰트와 함께 밝은 톤으로 색이 바뀌었다. 그 외에도 몇몇 앱에서 색상의 변화가 생겼다.






메일에는 ‘VIP’라는 못 보던 받은 편지함이 생겼다. 이는 특정 사람이 보낸 메일을 모아주는 곳이다. 덕분에 사용자는 중요한 메일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설정에는 ‘개인 정보 보호’ 항목이 눈에 띈다. 기존에는 앱스토어에 내려 받은 앱이 위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용자는 언제라도 설정에서 이를 활성/비활성화 할 수 있었다.


iOS6에서는 이를 강화해 위치 서비스뿐 아니라 연락처, 캘린더, 미리 알림, 사진 등으로 대상 항목을 확대했다. 몇몇 앱에서 주소록을 무단으로 수집해 논란이 생긴 적이 있다. 국내에서 많이 쓰는 카카오톡은 사용자의 주소록을 무조건 수집해간다. 이에 동의를 하지 않으면 아예 쓸 수 없다. 비단 카카오톡뿐 아니라 많은 모바일 메신저에서 이런 행태로 서비스가 되고 있다.






하지만 iOS6는 연락처 접근을 사용자가 차단할 수 있어, 개인 정보를 더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다. 애플 측에서도 앱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문제 논란으로 개인 정보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iOS6에서 이를 구현했다.


iOS6 베타1도 쓸만해


현재 iOS6는 베타1 버전이 나왔지만 정식 버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 베타 OS는 보통 2주 주기로 판올림이 진행되며, 베타 5 이후 GM(Gold Master) 버전이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GM은 정식판과 동일한 최종 버전이다.


결과적으로 최소 9월은 돼야 정식판을 만날 수 있으며, 그 사이 많은 부분이 수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iOS6는 국내 사용자라면 그 어느 때보다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운영체제라 평할 수 있다.


글 파워블로거 다피


편집 이진 기자 miffy@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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