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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옷잘입는 여성들, '트럭'으로 몰려가. 왜?

조선일보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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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옷잘입는 여성들, '트럭'으로 몰려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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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패션트럭'에서 물건을 사고 있는 소비자들

'르패션트럭'에서 물건을 사고 있는 소비자들


그저 평범한 트럭 같다. 물류 창고로 향하는, 짐을 잔뜩 실은 듯한, 고속도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트럭이다. 눈에 띄는 게 있다면 조금 깔끔하게 페인트가 칠해진 외관이랄까.

그런데 트럭 뒷문이 열리는 순간, 여자들의 눈은 휘둥그레해 진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여성들이 등장, 당신을 ‘환상의 장터’로 이끈다. 트럭 안을 가득 메운 옷과 신발, 액세서리에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다. 마치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가 창고처럼 생긴 방문을 열고서 층층이 놓여 있는 신발을 보더니 ‘와우’ 하고 감탄을 지른 것처럼 말이다.

최근 미국에는 이동형 트럭 매장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패션 트럭’으로 불리는데, 패션의 고장 뉴욕에서부터 ‘핫(hot)’한 젊은 층이 많은 LA 할리우드와 마이애미, 샌 프란시스코, 포틀랜드 등까지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게 유명세를 얻은 트럭 중 대표적인 상호는 ‘패션 트럭’ ‘부트레그’ ‘쿠키 앤 크림’ ‘크림 탠저린’ ‘빈티지 모바일’ ‘집시 모바일 부티크’ ‘더 스타일라이너’ 등이다.

최근 미국 ABC방송은 이같은 패션 트럭 트렌드를 보도하면서 “패션 매장이 백화점이나 길거리 매장에 ‘고정’돼 있다는 선입견을 버리는 시대가 됐다”며 “최고의 스타일을 모아 소비자를 찾아가는 시스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바퀴 달린 편집매장(최신 트렌드를 모은 매장)’인 것이다.
패션 트럭 운영자들

패션 트럭 운영자들


이들 트럭의 원조 격인 ‘스타일라이너’는 2010년 말 뉴욕에서 첫선을 보이며 입소문이 났다. ‘스타일라이너’ 주인 조이 볼퍼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왕이면 패션의 도시 뉴욕에서 의류 사업을 하고 싶었는데 매장 하나 내려면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 포기하게 됐다”면서 “코기 트럭(한국계가 미 LA서 운영하는 한국식 바비큐 전문 트럭) 등 몇몇 음식을 파는 트럭이 트위터 마케팅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의류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의 트렌디한 제품을 모았고, 가격도 20달러부터 1500달러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다. 트럭과 각종 판매용품 등 포함해 1만5000달러 내외 금액이면 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세련된 물건을 팔기만 하는 게 아니라, 물건이 등장하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제품을 알리는 데 적극적이다. 20~30대 젊은 층을 이끌기 위해 SNS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트럭이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만 15개, 미 전역에 40여개 정도가 영업 중이다.

운영자들은 최근 ‘패션 트럭 협회’도 만들어 이동 유통(mobile retail)에 관한 세미나를 열고 있다. 벌써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메릴랜드, 텍사스 주 등 9개 주를 돌며 이동 유통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했다.

프랑스 일간 누벨 옵제바퇴르는 “현재 경제 불황을 겪고 있는 미국인들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종 치유법을 개발했다”며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이동형 패션 매장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트럭의 일종인 스타일라이너 외관

패션 트럭의 일종인 스타일라이너 외관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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