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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맞대결] 라인업별 경쟁차종 비교…소형부터 대형까지 한 치 양보 없다

매경이코노미 김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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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맞대결] 라인업별 경쟁차종 비교…소형부터 대형까지 한 치 양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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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회사는 신차로 먹고산다. 현대·기아차가 세계 5위 자동차회사로 급성장하게 된 배경도 신차 덕분이다.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면서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전 차종을 양산(full-line up) 중이다. 물론 차종이 많다고 경쟁력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규모의 경제를 감안해서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차종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플랫폼(차체뼈대, 엔진·변속기) 통합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잘 만든 플랫폼 하나가 있으면 스무 차종이 부럽지 않다. 폭스바겐그룹은 PQ45플랫폼으로 27가지의 모델, 연간 250만대를 생산해 낸다.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은 “보통 차 모델 하나를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은 3000억~4000억원 정도가 든다. 그 가운데 플랫폼 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에 달한다. 따라서 플랫폼을 많이 공유할수록 개발비와 부품비를 줄일 수 있고 규모의 경제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기존 22개에서 6개로 통합

현대·기아차가 잘나가는 비결도 바로 플랫폼 통합에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플랫폼 공유로 생산 비용과 공정을 크게 줄였고 동시에 기술과 품질도 업그레이드했다. 시장 대응력이 높아지면서 적기에 신차를 빠르게 출시할 수 있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6개 플랫폼으로 20여가지 차를 만들어낸다. 플랫폼 숫자가 지난 2002년 22개, 2009년 18개였던 걸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 쏘렌토R은 모두 현대·기아차의 중형 플랫폼인 Y4로 만든다. 준중형 플랫폼인 J3는 현대차 아반떼, 투싼ix와 기아차 포르테, 카렌스, 스포티지R을 생산한다. 그룹에선 플랫폼 종류를 2014년까지 4개로 더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기아차는 현대차와 다른 플랫폼을 쓰면서 현대차에 없는 틈새 차종을 생산했지만 이제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현대차와 동일한 라인업으로 가져간다. 기아차의 K5, K7이 잇따라 성공한 이유는 디자인 힘도 있지만 플랫폼을 공유해 쏘나타, 그랜저 라인업을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쏘나타와 K5, 그랜저와 K7의 경우 플랫폼과 엔진·변속기를 모두 공유하는 이란성 쌍둥이다.

대형

제네시스·에쿠스 vs K9

기아차 최고급 모델인 K9은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중간급이다. 현대차 제네시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V6 엔진을 장착한 후륜구동차다. 크기 면에서 제네시스보다 크고, 에쿠스보다 조금 작다. 실내 공간의 기준이 되는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는 K9과 에쿠스가 3045㎜로 같다. 엔진과 변속기도 제네시스와 같은 3.3ℓ GDi, 3.8ℓ GDi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3.3 모델은 람다 V6 3.3 GDi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35.5㎏·m의 성능을 발휘하며, 공인연비는 ℓ당 10.7㎞다. 3.8 모델은 람다 V6 3.8 GDi 엔진이 적용돼 최고 출력 334마력, 최대 토크 40.3㎏·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K9 신차발표회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K9은 첨단 기술이 집약된 최고 수준의 차로 기아차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K9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국내 최초로 적용해 차량 전면 유리에 다양한 주행 정보를 제공해 운전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차량 통합 제어 시스템(AVSM), 차체 자세 제어 장치(VDC),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앞좌석 프리 세이프 시트벨트(PSB) 등 프리미엄급 안전사양이 적용됐다.

K9의 가격은 3.3 프레스티지 트림 기준으로 5290만원이다. 에쿠스 럭셔리 모델보다 1400만원 싸고, 제네시스 그랜드보다 1000만원 비싸다. 제네시스는 2012년형을 기준으로 3.3ℓ와 3.8ℓ 엔진이 장착됐으며 가격은 4211만~7718만원, 에쿠스는 3.8ℓ와 5.0ℓ 엔진을 장착했으며 가격은 6741만~1억991만원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K9이 벤츠나 BMW 등 독일 수입차를 경쟁자로 지목했지만 K5가 쏘나타와, K7이 그랜저와 경쟁을 벌인 것처럼 K9도 제네시스와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대형차 제네시스

현대차 대형차 제네시스


현대차 준대형차 그랜져

현대차 준대형차 그랜져


중형차 쏘나타.

중형차 쏘나타.



준대형

그랜저 vs K7

이란성 쌍둥이인 그랜저와 K7은 개성 있는 디자인과 스타일로 승부를 펼친다. 그랜저의 디자인 콘셉트는 그랜드 글라이드(Grand Glide)로 웅장한 비행체의 활공을 의미한다. 그랜저는 현대차의 최신 패밀리룩을 이어가면서 감성 품질을 높인 실내 공간을 갖췄다. K7은 빛과 선의 조화를 디자인 콘셉트로 삼아 K시리즈의 완성도를 높였다. LED 간접조명 램프를 적용하고 실내 곳곳에도 LED 조명을 배치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두 차는 성능과 제원으론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그랜저와 K7은 가솔린 G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성능과 연료 효율성을 동시에 높였다. 세타 2.4ℓ GDi 엔진과 람다 3.0ℓ GDi 엔진은 각각 최고 출력 201마력, 270마력, 최대 토크 25.5㎏·m, 31.6㎏·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공인연비는 각각 12.8㎞/ℓ, 11.6㎞/ℓ다. 지난해 8월 추가된 3.3ℓ 람다 GDi 엔진은 최고 출력 294마력, 최대 토크 35.3㎏·m, 연비 10.9㎞/ℓ 등 동급 최고 수준의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독일이나 미국, 일본 고급차 브랜드의 동급 수입차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두 차종은 차체 자세 제어 장치, 섀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등을 모두 기본으로 채택해 경쟁력을 높였다. 차간거리를 자동으로 조정하고 교통 흐름에 따라 자동 정지, 재출발 기능까지 지원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그랜저만의 강점이다.

가격은 그랜저 2.4 모델 3112만~3424만원, 3.0 모델 3670만~3901만원, 3.3 모델 4450만원이며, K7은 2.4 모델 3070만~3210만원, 3.0 모델 3430만~3720만원, 3.3 모델 4070만원이다.


현대차에 맞게 기아차에서 내놓은 K5

현대차에 맞게 기아차에서 내놓은 K5


현대차에 맞게 기아차에서 내놓은 K7

현대차에 맞게 기아차에서 내놓은 K7


현대차에 맞게 기아차에서 내놓은 K9

현대차에 맞게 기아차에서 내놓은 K9



준중형

쏘나타 vs K5

간판인 중형차에선 쏘나타와 K5의 대결이 볼 만하다. 세단, 터보, 하이브리드 등 판매 모델도 모두 겹친다. 두 차는 중형차 내수시장 판매 1위 자리를 놓고 격전을 벌이는 중이다. 쏘나타가 1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K5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쏘나타의 4월 판매량은 9124대, K5는 8088대로 약 1000대 차이로 좁혀졌다. 성능과 가격 차이가 없어 디자인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진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새로운 심장(누우 2.0 CVVL 엔진)을 장착한 쏘나타와 K5를 출시했다. 흡입 공기량을 최적화해 엔진 연비와 성능을 극대화하는 연속 가변 밸브 리프트(CVVL) 기술이 엔진에 적용됐다. 누우 2.0 CVVL 엔진을 탑재한 신형 쏘나타와 K5는 최고 출력이 기존 대비 7마력 향상된 172마력에 이르며 최대 토크는 기존 대비 0.3㎏·m 향상된 20.5㎏·m의 힘을 낸다. 연비도 기존 대비 7.7% 향상된 14㎞/ℓ를 확보했다. 두 차의 가격도 2000만원대 후반에서 3000만원대 초반으로 같다.

준중형

아반떼 vs K3

C세그먼트에 해당되는 준중형은 소비자가 가장 많이 타고 차 종류도 많기 때문에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이 시장에서 입지를 잘 다져 놓아야 프리미엄 중형(D), 대형(E, F) 시장의 진출도 가능해 그 중요성이 크다. 준중형에선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K3가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K3는 준중형급 포르테 후속 모델로 오는 9월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 아반떼(MD)와 동일한 직분사 1.6ℓ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현재 1600cc급 내수판매 1위는 아반떼로 시장점유율은 9.7%다. K3가 시장에 나오면 준중형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범진 기자 loyalkim@mk.co.kr ]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56호(12.05.9~5.15 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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