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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기록을 메우며 '김현희 사건'의 진실을 찾다

연합뉴스 고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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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기록을 메우며 '김현희 사건'의 진실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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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논문 사건'의 주인공이 쓴 '슬픈 쌍둥이의 눈물'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1987년 11월 29일 대한항공 858편 폭파사건(KAL기 폭파사건)의 진실을 도발적이면서도 이색적으로 파고든 책이 발간됐다.

박강성주 네덜란드 레이덴대 교수가 쓴 책 '슬픈 쌍둥이의 눈물'은 KAL기 폭파사건의 진상과 남은 의혹을 실종자 가족와 관계자 그리고 주범인 김현희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저자는 대학생 시절 통일부가 주최한 대학생 통일논문 공모전에 참여해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시상식을 며칠 앞두고 KAL기 폭파사건과 관련된 부분을 수정해달라는 요구를 거부해 입상이 취소된 경험이 있다.

이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던 저자는 그 후 KAL기 폭파사건을 깊이 연구했고, 관련 내용을 주제로 석·박사 학위논문을 썼다.

이 책은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저자는 글을 쓰기 위해 KAL기 실종자 가족 30여명을 비롯해 관련 인물 63명을 인터뷰했다.


여기서 저자는 KAL기 폭파사건의 피해자를 '유족'이 아닌 '실종자 가족'으로 규정한다.

KAL기 잔해가 별로 발견되지 않았고, 피해자의 신체 또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현희는 직접 인터뷰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멍난 진실이나 시간은 이른바 '소설쓰기' 방법을 통해 추정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정보의 한계 너머를 상상력으로 채우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쓴 두 편의 소설이 실렸다.

하나는 김현희와 실종자 가족이 등장해 사건 전후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또 하나는 저자 자신이라고 생각되는 연구자와 실종자의 영혼이 등장한다.


오랜 연구와 꼼꼼한 인터뷰가 바탕에 깔렸다고는 하나 구멍 난 기록을 상상력을 동원해 메웠다는 점은 어찌 보면 다소 허황되다.

저자는 그러나 사건의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 책을 쓴 것이 아니며 진실이라는 개념 자체와 그 구성 과정에 물음을 던진 것이라고 말한다.

한울아카데미. 320쪽. 3만4천원.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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