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03 대칭과 문명 ]
인류가 만든 문명은 인류를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인간은 대칭형 생물이다. 좌우대칭이며, 손과 발은 겹치면 포개지는 손대칭성(Chirality)의 모습을 보인다. 생활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대칭 물건은 자동차다. 앞에서 보나 뒤에서 보나 완벽한 대칭이다. 물론 요즘은 닛산의 큐브처럼 조금 변형된 대칭을 이루는 차들도 등장하지만 자동차의 기본은 대칭이다.
자동차의 외부가 대칭인 건 당연하다. 좌우의 모양이 다르다면 공기저항계수가 달라져 시간이 지날수록 철판의 강도와 안전성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내부도 거의 대칭에 가깝다. 좌우 무게를 같게 해야 한다는 목적 외에 운전자한테 두 손과 두 발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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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외부가 대칭인 건 당연하다. 좌우의 모양이 다르다면 공기저항계수가 달라져 시간이 지날수록 철판의 강도와 안전성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내부도 거의 대칭에 가깝다. 좌우 무게를 같게 해야 한다는 목적 외에 운전자한테 두 손과 두 발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에도 우주의 근원 대칭인 원이 등장한다. 바로 타이어다. 원은 대칭인 동시에 안정감을 주는 신뢰의 모양을 하고 있다. 타이어는 원형으로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지면에 닿는 마찰 부분에는 좌우 대칭의 굴곡을 주어 운행에 안정감을 준다. 모양과 파인 홈 디자인 모두 대칭인 점이 특징이다.
손이나 눈, 즉 ‘2’라는 숫자와 상관있는 신체를 활용해야 하는 기기는 대칭인 경우가 많다. 안경이 그렇고 장갑이 그렇다. 사람 몸이 좌우대칭이니 옷도 모두 대칭이다. 귀에 꽂는 이어폰도 대칭이고, 요즘 가장 핫한 기기인 스마트폰도 사각형의 단순한 모양이지만 결국은 두 손을 이롭게 해 주는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자동차와 건축물도 대칭이 편안해
자동차 말고 사람이 사는 건축물도 대부분 대칭이다.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은 공중에서 보면 완벽한 대칭 구조를 하고 있다. 인도의 타지마할은 대칭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이는 인류의 유산이다.
우리나라의 건축물도 대칭을 이루는 것이 많다. 사찰의 대웅전이나 궁궐의 근정전은 좌우대칭 구조로 되고 있다. 다만 사람이 거주하는 일반 서민들의 집은 비대칭인 경우가 더 많다. 주변 자연과 어울리도록 일부러 아기자기하게 짓다 보니 비대칭으로 흐른 것이다. 고대 건축물도 대부분 좌우대칭 형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남미의 아즈텍 신전 등도 위로 뾰족한 대칭형 건축물이다.
건축물이 대칭인 건 보기에도 좋지만 설계도 쉽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없는 수천 년 전에 인간의 머리로 복잡한 건축물을 구상하고 실제로 짓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대칭형 건물은 절반만 설계해도 되는 데다 구조상으로도 안정돼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타이어·베어링·축구공 등 원형이라 안전
대칭은 산업계에도 널리 퍼져 있다. 대칭은 타이어의 예에서 보듯 신뢰의 단어다. 베어링은 우주 모양 그대로 구의 형태를 띤다. 베어링이 없으면 바퀴처럼 원 운동을 하는 기기는 잘 구르지 못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베어링을 만들면 완벽한 구 모양이 돼 지구상에서 만든 베어링과 비교해 월등한 성능을 자랑한다고 주장한다. 우주 공간으로 가면 중력이 약해 구를 만드는데 유리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볼트와 너트도 대표하는 대칭형 부품이다. 파인 홈은 대칭이 아니지만 전체 모양은 대칭이다. 볼트와 너트가 대칭이 아니라면 그 부품은 불량품이 된다.
피라미드·금속활자 등 평행문명 존재
원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생활필수품은 공이다.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공은 완벽한 대칭이어야 선수들에게 좋은 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선보이는 축구공 ‘브라주카’는 모두 6개의 대형 패널을 이어 붙여서 완벽한 원 모양을 구현했다. 6개의 패널 모양은 물론 모두 같은 모양이다.
골프공에는 딤플이 있다. 골프공 자체는 대칭이지만 살짝 대칭을 파괴하려는 듯 곰보 모양을 만들어 에너지를 내도록 만든 작품이다. 움푹 들어간 딤플 때문에 골프공은 더욱 멀리 날아가게 된다.
산업계에서 원만큼 대칭의 의미를 지닌 도형은 사각형이다. 사각형은 안정되고 대칭되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인류가 사는 집 구조도 대부분 사각으로 되어 있고, 방도 사각형이 많다. TV도, 휴대전화도 사각형이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보듯 서양 건축물은 ‘4각형의 미학’이라고까지 불린다. 그만큼 동양과 비교하여 가장 안전해 보이고 안정된 구조로 된 사각형 모양을 고집한다.
인류 문명은 대칭의 역사다.서로 교류가 없었지만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남미 잉카제국의 제단이 서로 닮았다.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은 제주도의 돌하르방과 크기만 다를 뿐 같은 모습이다. 동양의 고려에서 1377년 금속활자로 책을 찍어 내자 78년 뒤 독일에서도 금속활자로 성경을 찍었다.
no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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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앤비욘드 노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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