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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만 삭제한 애플 뜨고…‘사명 대성형’ 블랙베리 지고

헤럴드경제 강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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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만 삭제한 애플 뜨고…‘사명 대성형’ 블랙베리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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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최고 · 최악 사명변경 사례
포춘 “구글도 개명 후 승승장구”



‘성형 전성시대(?)’

인사 담당자에게 호감을 주는 인상으로 바꾸기 위해 구직자들이 ‘취업 성형’ 마저 불사하는 시대다. 이제는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사명 성형’에 나서고 있다. 매출에 직결되는 사명을 사람들의 기억에 더욱 오래 남는 이름으로 바꿔 기업 성장 모멘텀으로 삼기 위해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근 “다우케미컬에서 다우”로의 변신을 선언한 미국 최대 화학업체 다우케미컬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이 사명 변경에 뛰어들고 있다며 ‘최고ㆍ최악의 사명 변경’ 사례들을 소개했다.

포천이 꼽은 최고의 사명 변경 사례는 컴퓨터 제조업체에서 스마트폰 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애플’이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007년 세계 최초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공개하며 사명을 ‘애플 컴퓨터’에서 애플로 변경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말대로 애플 총 매출에서 컴퓨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42%에서 올해 13%로 감소하는 대신, 스마트폰의 매출은 급증하면서 세계 최고 스마트기기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포천은 ‘구글하다(인터넷 검색하다)’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구글’은 물론, 2001년 국제 회계ㆍ컨설팅업체 아더앤더슨에서 분사된 이후 ‘액센츄어’로 간판을 바꾼 ‘앤더슨컨설팅’도 성공 사례로 분석했다. 이듬해 엔론 스캔들에 휘말린 아더앤더슨이 2005년 무죄 선고 이후에도 회계 조작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명변경이 추락하는 ‘블랙베리’의 운명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지난 1월 ‘리서치인모션(RIM)’은 블랙베리 10 신형 모델을 출시하는 자리에서 자사 스마트폰 기기 블랙베리의 이름을 그대로 사명으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갈수록 추락하는 블랙베리의 브랜드파워를 회복시키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블랙베리의 판매량과 주가는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민간 군사업체 ‘아카데미’도 2번이나 사명을 바꿨음에도 과거 이미지에서 탈피하지 못한 기업으로 꼽혔다.


아카데미는 지난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 정부에 고용돼 이라크 내 경호업무를 맡았다. 그러나 2007년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발포로 17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단이 돼 사명을 ‘블랙워터’에서 ‘지 서비스’로, 2010년에는 아카데미로 변경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와 이코노미스트 등 유력 언론들은 여전히 블랙워터라는 사명을 쓰며 강도높은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 담배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2003년 알트리아로 사명 변경을 추진한 ‘필립모리스’, 소형차 브랜드 ‘닷선’을 폐기한 일본의 ‘닛산’ 등도 실패 사례에 이름을 올렸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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