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 밴드’ 이름으로 ‘세븐티’ 발매
다음달 동요곡 발표… 6개 도시 투어도
다음달 동요곡 발표… 6개 도시 투어도
27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신곡 ‘세븐티’ 발표 간담회에서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를 들려준 가수 김창완./뮤직버스 제공 |
“일흔 살이 이렇게 허무한지 몰랐네/이룬 것 없이 욕심만 커져/여기저기 기웃대는 구경꾼처럼/못 가본 길에 칠십년이 있었네.”
간결한 통기타 선율에 나무 테처럼 세월의 단단함이 굽이치는 김창완(72)의 목소리가 담담히 얹어졌다. 노래 제목을 ‘세븐티(Seventy)’라 말한 그는 “사실은 스스로를 꾸짖고자 쓴 가사”라고 했다. “제 나이 일흔 때면 틀림없이 인생 허무하네, 덧없네를 말하겠지 싶었죠. 그걸 꾸짖고 싶었어요.”
27일 김창완은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서 신곡 ‘세븐티’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2016년 ‘시간’ 이후 10년 만에 ‘김창완 밴드’ 이름으로 발매한 노래다. 잔잔한 통기타로 서정적인 포크를 연주하다 순식간에 사이키델릭한 전자 기타의 선율로 옮겨가는 반전을 6분 가량에 담아냈다.
동명 싱글 음반에는 경쾌한 팝 록(pop rock)인 ‘사랑해’를 함께 실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많이 하는 떼창을 잔뜩 받아보고 싶었다”는 그의 속내가 ‘사랑해’의 초성을 반복해 부르는 후렴구에서 묻어난다. 곡 초반부에는 “담벼락을 나눠 쓰는 옆집 방배중학교 학생 20명의 합창”을 삽입했는데, “변성기 남학생의 거위 같이 거친 목소리가 그렇게나 예쁘더라”고 했다. 다음 달 26일에는 솔로 동요곡 ‘웃음구멍’도 발매한다. 그가 진행하는 SBS 라디오 방송에서 개최한 ‘동시 대회’ 장원작에 가사를 덧붙였다. “동심을 접할 때마다 내가 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혀 살았는지 깨우친다”고 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스물일곱에 썼다”는 ‘청춘’, “서른 즈음 썼다”는 ‘백일홍’ 등 총 8곡을 직접 기타를 잡고 들려줬다. 모두 시간의 흐름과 관련된 곡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마지막에 ‘세븐티’를 부른 그는 “노인의 회한보다는 각자 살아가는 현재 시간이 소중하다는 걸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의 냉정함을 느꼈다”고도 했다. “흘러보내는 우리의 관점은 사실 착각에 불과할 뿐”이며 “피 끓고 아름답던 청춘, 임종을 맞을 우리의 시간은 사실 다를 게 하나 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이란 것이다.
자연스레 “45년 전에 찾아와 준 고마운 노래, ‘청춘’이 많이 떠올랐다”고 했다. 김창완은 “당시엔 사실 어디서 주워들은 ‘시간’을 쓴 것”이라며 “언젠가 가겠지. 참 귀엽고 풋내 나는 가사지만 지금이라면 결코 하지 않을 발상”이라며 웃었다. 작곡할 땐 늘 “자신을 내려놓는 게 숙제”라 했다. “소리 뒤틀림을 막기 위해 지판의 음쇄를 틀니처럼 전부 빼고 하루 재워 두는 게 기타 수리의 기본”이라면서 “곡 쓸 땐 모든 편견을 내려놓는 게 저만의 기본”이라고 했다.
27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신곡 ‘세븐티’ 발표 간담회에서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를 들려준 가수 김창완./뮤직버스 제공 |
김창완 밴드는 오는 2월 7일부터 서울 연세대 대강당을 시작으로 강릉, 용인, 익산, 광주, 김해에서 전국 투어 ‘하루’에 돌입한다. 내년 산울림 데뷔 50주년도 앞두고 있는 김창완은 “막내(산울림 멤버 고 김창익)가 세상을 떠난 비극적인 역사를 품고 있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음악 활동을 이어 가는 원동력에 대해서는 “유목민은 같은 자리에 다시 잠자리를 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제 인생 모토”라고 설명했다. “산울림이 제 모태임은 틀림없죠. 그러나 거기에만 눌러앉아 있진 않을 거예요. 제겐 50년도, 49년도, 51년도 경중을 따지고 싶지 않은, 전부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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