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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낮춘 급매 나왔지만… 시장은 아직 ‘지켜보기’

동아일보 임유나 기자,윤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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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낮춘 급매 나왔지만… 시장은 아직 ‘지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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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다주택 양도세 중과’ 발언 이후 서울 25개區 중 8곳서 매물 늘어

토허구역선 “기한내 못팔아” 관망

“대출규제에 현금부자 유리” 지적

“똘똘한 한 채 더 버틸 것” 전망도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급매 등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급매 등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 2차 아파트 전용면적 161㎡가 주말 사이 호가 82억 원에 나왔다. 같은 평형 최근 실거래가가 86억 원이었는데, 이보다 4억 원을 낮춘 가격이다. 이 아파트에서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폐지 방침을 밝힌 이후 급매를 포함해 42건이 매물로 올라왔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우리 부동산에만 집주인 3명이 양도세 중과 전에 집을 팔겠다고 내놓고 갔다”며 “호가보다 최소 1억∼2억 원 정도 낮춰서 나오는데, 대부분 다주택자 매물”이라고 했다.

5월 10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예고되면서 일부 다주택자가 급매물을 내놓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보유세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일부 집주인이 집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세입자가 있는 집은 매매가 쉽지 않은 데다, 급매가 나오더라도 현재의 대출규제 아래서는 ‘현금 부자’에게만 유리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6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25개 구 중 8개 구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기 전날인 22일보다 매물이 늘어났다. 서울 송파구에서 3.6% 늘어났고 동작(1.6%), 서초(1.3%), 성동(1.1%), 강동구(1%) 순으로 나타났다.

서초구 잠원동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초구는 원래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이었던 만큼 집주인이 실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매매에 시간이 그리 걸리지 않는다”며 “호가보다 낮춰서 내놓더라도 집값이 많이 올라 손해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50억 보유세’ 소문도 있다”고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하는 등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강남권에서 우선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7만5193건) 중 50억 원 이상 거래 비중은 0.81%(610건)였다.

주말 사이 대통령의 부동산 규제 강화 발언 이후 일부 급매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새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야 해 당장 나오는 매물 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세입자가 있는 집을 팔기 위해서는 3개월 내에 세입자가 이사를 나가겠다는 약정을 해야 한다. 광진구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당장 세입자를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차피 집을 팔지 못한다”며 “정부가 5월 9일 계약 건까지 양도세 중과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지만 집주인들이 느끼는 체감 효과는 크지 않다”고 했다.


기존 가격보다 저렴하게 급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대출 규제가 적용돼 ‘현금 부자’에게만 유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0·15 대책에 따라 15억 원 초과는 4억 원, 25억 원 초과는 2억 원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여전히 ‘똘똘한 한 채’는 팔지 않고 버틸 거라는 전망도 많다. 마포구 공덕동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때 보유세를 버텼고, 그만큼 가격이 오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버티겠다는 집주인이 적지 않다”며 “팔지 않고 자식에게 집을 증여하는 다주택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난 뒤 다주택자들이 처분한 집에 새 집주인들이 실거주하게 되면 주거 환경이 좋은 지역일수록 전월세를 구하기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유세까지 높아지면 집주인들이 세금을 세입자에게 전가해 전세의 월세화가 더 심화되고, 전월세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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