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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규원전 2기 계획대로 건설… 더는 정치 개입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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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규원전 2기 계획대로 건설… 더는 정치 개입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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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빅테크 실적' 앞두고 일제히 상승 마감
우여곡절 끝 제11차 전기본 추진
AI·탄소 중립 위한 원전 확대 필수
이념 배제, 원전 생태계 복원 시급

우여곡절 끝에 신규원전 건설이 확정됐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어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담긴 신규 대형 원전 2기를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는 총 2.8GW(기가와트) 규모 대형 원전 2기를 각각 2037년과 2038년 도입하고 2035년까지 소형모듈원자로(SMR·0.7GW 규모)를 만든다는 계획이 반영됐다. 이번 결정은 진보 정부가 고수했던 ‘탈원전’ 기조의 전환점이란 의미가 있다. 원전을 짓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부지선정과 주민 수용성, 안전성 논의 등 갈 길이 멀다. 에너지 정책의 중심이 ‘이념’에서 ‘실용’ 노선으로 회귀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간 원전 정책은 정치 논리에 휘둘려 왔다. 윤석열정부는 전임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면서 신규원전 건설을 포함한 원전 생태계 복원에 나섰다. 2024년 5월 제11차 전기본 초안에는 신규원전 3기와 SMR 1기 추가 건설, 10기 수명 연장 등이 담겼다. 하지만 비상계엄 혼란 와중에 정부는 돌연 1.4GW급 대형 원전 1기 건설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러더니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다른 신규원전 건설 계획도 재검토 대상이 됐다. 이 대통령이 신규원전에 대해 “제가 보기엔 현실성이 없다”고 언급하자, 김 장관도 국민 공론을 듣겠다며 맞장구를 쳤다. 다행히 신규 원전 건설로 결론이 났지만, 정부가 오락가락하면서 시간만 허비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원전은 필수 인프라나 마찬가지다. 반도체, 전기차 등 미래 산업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프랑스, 체코 등 유럽에 신규원전 건설 붐이 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 일본 등은 정지된 원전도 재가동에 나서는 판이다. AI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원전 없이는 현 정부가 주창한 AI 3대 강국도 헛구호일 뿐이다.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원전은 현실적 대안이다.

탈원전 기조가 일회성이어선 곤란하다. 정부가 차기 12차 전기본에서 원전 추가 건설 가능성까지 열어둔 건 고무적이다. 어설픈 정치 논리가 국가 백년대계인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국가 에너지 정책은 정치 프레임이 아닌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K원전의 토양을 훼손하는 탈원전 망령에서 벗어나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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