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긴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6일 브리핑을 열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의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당초 신규 원전 건설에 부정적이었으나 인공지능(AI) 시대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이 불가피한 현실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본은 정부가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2년 주기로 수립하는 15년짜리 에너지 계획이다. 12차 전기본의 쟁점은 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 담긴 신규 원전 2기 신설 계획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원전 건설에 최대 15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점과 이 계획이 국민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며 원점 재검토를 선언했다. 그러나 AI 시대 전력 수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재생에너지 장거리 송전망 확충도 주민 반발로 벽에 부딪히자 입장을 선회했다. 조만간 한국수력원자력이 부지 공모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의 공론화 과정이 충분했는지는 의문이다. 기후부가 두 차례 정책토론회와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결정했다지만, 답을 정해놓고 꿰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온다. 기후부는 국민 여론조사에서 ‘신규 원전 계획이 추진돼야 한다’는 답변이 69.6%에 달했음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전력 수요를 전제로 원전 추진 입장을 묻는 여론조사 문항이 중립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전력 수급이 불안하다고 느끼도록 설계된 문항에 원전 찬성 응답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 아닌가. 원전은 부지 선정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안전에 대한 우려 등 실제 가동해 전력을 공급하게 될 때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신규 원전 건설에 따르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재생에너지 비중의 확대는 필수불가결한 시대가 되고 있다. 그간 산업부가 수립해온 전기본은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가 마련 중인 12차 전기본은 기후부 출범 취지에 맞춰 탈탄소 에너지 정책에 초점을 둬야 할 것이다. 원전을 기저 에너지원으로 두는 한 재생에너지 확대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핵발전을 중심에 놓고 재생에너지를 보조 전원으로 간주해온 기존 정책에서 탈피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믹스’ 설계도를 마련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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