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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혜훈 지명 철회… 국민 눈높이 맞는 통합 행보 이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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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혜훈 지명 철회… 국민 눈높이 맞는 통합 행보 이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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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서도 각종 의혹 해소 못 해
李 대통령, 여론 부응 “부적격” 판단
靑 인사 검증시스템 보완은 숙제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봤지만 “국민주권 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후보자 자진사퇴를 기다리지 않고 지명철회의 결단을 내렸다. 최종 인사권자로서 책임을 다하는 자세로 평가할 수 있다.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 중 이 후보자가 나라의 곳간을 책임 질 자격이 있다고 판단한 이가 얼마나 됐겠는가. 이 대통령이 21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최소한 청문회를 열어 본인의 해명을 들어봐야 공정하지 않느냐고 했던 발언이 무색해졌다. 약 15시간의 마라톤 검증이 이뤄졌지만, 숱한 의혹 가운데 뭐하나 속 시원하게 해소된 것이 없었다. 특히 이 후보자 관련 의혹은 모두 우리 사회가 최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입시, 병역, 부동산 등 ‘공정’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국민의힘 공격을 그저 이 후보자 변신에 대한 분풀이로만 볼 수 없었던 이유다. 오죽했으면 여당 청문위원조차 부적합 의견을 내고, 범여권인 조국혁신당에선 입각(入閣) 불가론이 나왔겠는가. 고위 공직을 꿈꾸는 사람은 평소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성찰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야당·여론 반대에도 공직후보자 임명 강행을 반복하면서 불통 이미지가 강화됐다. 이 대통령은 반대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국정운영의 공간을 확보하게 됐다. 지명철회로 끝나선 안 된다. 이혜훈 사태를 계기로 청와대는 인사검증 시스템을 더욱 촘촘히 보완하는 후속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이 후보자 검증 논란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알겠는가”라고 했다. 이런 안일한 인식은 국민에게 책임회피로 보일 뿐 아니라 자칫 더 큰 화(禍)를 부를 수 있다.

이 후보자 낙마에도 양극화된 정치 풍토를 개선하겠다는 이재명정부의 통합정치 시도가 중단돼선 안 된다. 청와대의 “통합 인사를 통해 대통합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숙고와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는 발표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한 자질·도덕성 검증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골라 협치 인선의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야당은 이번 사태가 정치적 승리가 결코 아님을 자각하면서 국정의 건전한 견제자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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