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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밴스 부통령도 ‘쿠팡’ 언급, 대체 로비를 얼마나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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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밴스 부통령도 ‘쿠팡’ 언급, 대체 로비를 얼마나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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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오른쪽) 왼쪽 사진은 김 의장이 쿠팡 노동자 고 장덕진씨의 과로사 은폐 축소를 직접 지시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메시지.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오른쪽) 왼쪽 사진은 김 의장이 쿠팡 노동자 고 장덕진씨의 과로사 은폐 축소를 직접 지시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메시지.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이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미국 기업인 쿠팡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문제가 되는지” 물었다고 한다. 미국 정치인들이 잇따라 한국 정부가 쿠팡을 상대로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쿠팡 투자사들이 미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 상품 관세 부과 등의 보복 조처를 요구한 데 이어, 부통령마저 쿠팡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대체 얼마나 광범위하게 로비를 벌였기에 일개 기업의 국외 사업에 미국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것인가.



김민석 총리는 밴스 부통령이 먼저 쿠팡 문제를 거론했다고 지난 23일(미국 현지시각) 밝혔다. 다만 공격적인 질문은 아니었고, 상황 설명을 들은 뒤에는 “한국 시스템 아래 뭔가 법적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면서 이해를 표했다고 한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밴스 부통령에게 쿠팡의 주장이 접수됐고, 한국 총리에게 전달된 것이다. 이에 앞서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회사 2곳은 미 무역대표부에 낸 청원서에서 “김 총리가 쿠팡의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법 집행과 관련해 ‘마피아를 소탕할 때와 같은 각오로 해야 한다’고 규제 당국에 촉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투자회사가 이런 가짜뉴스를 근거로 청원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은 과연 누구인가.



이들 투자사는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 법무부를 수신인으로 보낸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제기 의향서에서도 “민주당과 이 대통령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형 중국 기업들로부터 쿠팡이 시장점유율을 빼앗기 시작하자, 행정권력을 무기화해 쿠팡의 영업을 방해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반미·친중 성향”을 갖고 있으며, 쿠팡에 대한 수사 및 조사가 ‘친중 정부’의 정치적 탄압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중국에 적대적인 미국 정부와 의회를 날조된 친중 프레임으로 자극해 한국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도록 하려는 의도 아닌가.



쿠팡에 대한 수사 및 조사는 국내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지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뿐만 아니라 불법 파견과 블랙리스트 작성, 부당내부거래 및 입점 업체 데이터 부당 활용 등 혐의가 한둘이 아니다. 거의 모든 매출과 이익을 한국에서 내는 기업이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를 이간질하려 거짓말까지 동원하다니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불법 행위에 따른 처벌을 통상 문제로 비화시켜 위기를 모면하려는 사특한 기도를 묵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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