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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칼럼] 다보스포럼과 2026년 ESG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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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칼럼] 다보스포럼과 2026년 ESG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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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식 IBK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 ESG경영부장·공학박사

유인식 IBK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 ESG경영부장·공학박사

2026년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지난주(19∼23일) 막을 내렸다. 모두가 예상했겠지만 올해 중심 어젠다는 국제질서와 인공지능(AI)이었다. 그리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여전히 한 축으로 자리했다. 다만 흐름의 변화가 감지된다. 2020년부터 작년까지는 '등장→주류화→표준화→정치화·반발'로 무게중심이 이동해왔고, 올해는 실행·전환·확장을 키워드로 전진한 듯하다.

최근 ESG를 둘러싼 글로벌 분위기는 다소 복잡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공시 일정과 적용 범위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ESG가 힘을 잃고 있다는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규제의 변화와 시장의 요구를 같은 방향으로 읽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이다. 규제는 정치와 행정의 시간표를 따르지만, 시장은 자본의 논리로 움직인다. 실제로 공시 의무가 미뤄질수록 투자자와 금융기관은 오히려 더 명확하고 비교 가능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으며, 형식보다 내용, 선언보다 신뢰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높이고 있다. 올해 ESG는 규정을 지켰는지를 따지는 문제가 아니라, 자본비용과 거래 조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가르는 요소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전환계획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때는 넷제로 목표를 선언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목표의 존재 자체는 더 이상 차별화 요소가 아니다. 시장은 무엇을 하겠다고 말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이 현실적인지를 묻고 있다. 투자 계획은 구체적인지, 기술 가정은 보수적인지, 외부 수단에 대한 의존은 과하지 않은지, 이러한 질문들이 전환계획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이를 반영한 정부의 전환금융 가이드라인도 곧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환계획은 더 이상 보고서의 한 단락이 아니라, 신용과 리스크 판단에 직접 연결되는 요소로 자리잡게 되고, 설명의 밀도가 낮은 기업은 거래 구조와 조건에서 점차 불리한 위치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올해 중요한 것은 의지의 진정성이 아니라 실행 가능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는가다.

2026년은 ESG가 다루는 범위의 확장 원년이다. 올해 자연자본 관련 재무정보 공시(TNFD) 얼리어답터들은 의무공시를 시작한다. 기후 변화에 집중되던 논의는 자연자본과 생물다양성으로 확장되기 시작했고, 토지 이용과 수자원, 생태계 훼손은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로 취급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원재료 조달의 안정성, 사업 입지의 지속성, 보험 가능성과 인허가 리스크로 이어지며 서서히 가격에 반영될 것이다. 자연 관련 리스크는 눈에 띄게 드러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시장의 판단 체계에 들어오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업의 중장기 전략에 구조적인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ESG 요구도 깊어지고 있다. 폭염과 홍수, 가뭄은 더 이상 미래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담보 가치와 보험료, 운영 중단이라는 형태로 이미 기업의 재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산과 지역 단위로 리스크를 설명하라는 요구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으며, 전환 리스크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시장은 물리적 리스크에 대해서도 보다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기술 변화 역시 ESG와 분리된 외부 요인이 아니다. 올해 핵심 이슈인 AI 인프라의 확산은 전력 수요와 계통 부담, 배출과 수자원 문제를 동시에 키우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맞물려 전력 조달 전략을 재무 전략의 핵심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기술 성장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에너지와 탄소, 물이라는 제약 조건과 함께 검토되고 있으며, 이를 설명하지 못하는 성장 전략은 점차 설득력을 잃게 된다.


특히 올해는 ESG 공시 의무화가 가시화되면서 점차 회계의 언어를 닮아갈 것이다. 지표의 정의와 계산 방식, 변경 이력과 근거 문서는 내부통제의 범주로 들어오고, 공시 데이터에 대한 보증 논의도 본격화될 것이다. 새로운 지표를 얼마나 도입했는지보다, 데이터의 흐름과 관리 체계를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지가 신뢰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2020년 ESG 유행 당시 시장은 행동 자체에 높은 평가를 부여했고, 선언만으로도 프리미엄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 결과 ESG는 피로와 회의를 낳았고 지난 2년간의 조정은 그에 대한 반작용이었다. 이제 시장은 다시 본질로 돌아오고 있다. 2026년은 ESG가 도덕의 언어를 벗고 가격의 언어로 완전히 이동하는 시점이 될 것이며, 실행 가능한 전략과 측정 가능한 결과를 제시하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점진적으로 배제될 것이다.

유인식 IBK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 ESG경영부장·공학박사 yuinsik@ib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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