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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베트남에도 지는 韓축구, LA올림픽 갈 수 있나

서울경제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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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베트남에도 지는 韓축구, LA올림픽 갈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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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아시안컵 3·4위전서 승부차기 패
이민성 감독 “우린 미완성팀, 발전해야”
U-21 ‘월반팀’으로 우승한 日과 극명대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였다면 한국 축구는 올림픽 본선에 못 나가는 거였다. 한국을 빼고 일본과 중국, 그리고 베트남이 올림픽에 나가는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한두 수 아래로 여긴 베트남에도 덜미를 잡히는 등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잇따른 졸전에 후폭풍이 거세다.

이민성 감독이 이끈 한국은 24일(한국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치른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3·4위전에서 베트남과 연장전까지 2대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6대7로 패해 3위 자리를 내줬다. 승부차기까지 갈 경우 공식 기록은 무승부지만 결승전 진출 실패 뒤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올인’한 경기에서 이같은 결과를 얻은 것은 충격적이다. 베트남과 이 대회 상대 전적은 6승 4무가 됐다. 승부차기까지 가서 진 것은 처음이다.

포백 수비에서 스리백으로의 변화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전반 30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해 계획이 꼬였고 후반 24분 김태원이 겨우 동점골을 넣었지만 2분 만에 리드를 내줬다. 후반 41분 상대 퇴장에 수적 우위를 점하면서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신민하의 동점골로 드라마를 썼다. 그러나 10명이 싸운 베트남의 골문을 더는 못 여는 결정력 부재에 끝내 ‘제다 쇼크’와 마주하고 말았다. 32대5의 압도적인 슈팅 수 우위도 소용없었다.

조별리그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대2로 진 한국은 2028 LA 올림픽을 대비해 21세 이하의 ‘월반팀’으로 선수를 구성한 일본에도 준결승에서 0대1로 졌다. 스코어는 한 골 차지만 내용 면에서는 시종 밀린 완패였다. 일본은 25일 열린 결승에서 중국의 돌풍을 4대0으로 잠재우고 대회 2연패와 통산 3회 우승을 달성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6경기에서 16골을 몰아칠 동안 단 한 골만 내주는 무시무시한 경기력을 뽐냈다.

한국은 U-23 연령대 대회에서 최근 몇 년 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했던 2022년과 2024년 대회에서 연달아 8강 탈락했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에 승부차기 끝에 진 2024년 대회는 올림픽 예선을 겸했다.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 좌절이라는 참사를 겪은 만큼 달라지는 모습이 뚜렷이 보여도 부족할 판에 제다 쇼크를 떠안았다. 강점을 꼭꼭 숨긴 정체 모를 색깔에 올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전망이 더 어두워진 것은 물론이고 2028 올림픽 예선 통과가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민성 감독은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할 팀”이라며 “수적 열세로 라인을 내린 상대를 공략할 기술적 보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우러러 보던 한국을 처음 잡은 ‘제다 대첩’에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집을 박차고 나온 나온 시민들로 새벽이 일찍 환해졌고 거리는 기쁨의 오토바이 경적으로 뒤덮였다. 한국인 김상식 감독이 국민 영웅으로 주목받은 것은 당연하다. 김 감독은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이끌던 2018년 준우승 이후 최고 성적인 3위를 지휘했다. 중국과의 4강전 0대3 대패 뒤 선발 멤버 9명을 바꿔 한국을 공략한 지략도 화제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지쳐 있었는데도 정신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끝까지 버텨 승리를 따낸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10명뿐이었지만 선수들을 믿었고 끝까지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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