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사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2026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선임
AI 기반 '지질 예측 연구' 선도
지질자원연 '지오빅데이터 오픈플랫폼' 메인 화면 /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
"제 'H인덱스'가 어느 날 갑자기 상향곡선을 그리더니 '100'을 넘겼죠. 남들이 뛰어들기 전에 도전한 덕분입니다."
25년 전부터 AI를 지질 연구에 활용한 이사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자원연) 박사의 이야기다. H인덱스는 연구자의 세계적 영향력을 말해주는 지표다. '100'을 넘는 학자는 흔치 않다. 이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뜻이다.
국내 최고 과학기술 석학 단체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에 선임된 이 박사는 신임회원패를 받은 지난 22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박사 논문을 쓰던 25년 전 AI를 연구에 처음 활용했고 본격적으로 AI를 도입한 건 약 10년 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구과학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게 흔치 않았던 만큼, 지반 예측 모델 등을 다루는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더욱 드물었다.
지금은 대부분 분야 R&D(연구·개발)에 AI를 도입하라고 장려할 만큼 AI 연구가 일종의 '트렌드'가 됐지만, 이 박사가 연구를 시작하던 당시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이 박사는 GIS(지리정보시스템)와 기계학습을 기반으로 산사태·땅 꺼짐과 같은 지질 재해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해왔다.
이사로 지질자원연구원 지오플랫폼연구본부장 /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
그는 "아무도 하지 않으니 연구할 것도 많고 발표할 논문도 많았다"고 했다. 10여년이 흘러 지구과학 분야에서도 많은 사람이 AI 연구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 박사의 논문은 거의 유일한 참고 문헌이 됐다. 이 박사는 "H인덱스가 급증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100'을 넘었다"고 했다. 발표한 논문 중 피인용 횟수가 100회 이상인 논문이 100건 이상이라는 뜻이다. H인덱스가 '50'만 넘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본다.
이 박사는 "(과학 연구는) 남들보다 약간 한발 앞서서 할 필요가 있다"며 "누가 먼저 '블루오션'을 찾아 선도하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이 박사가 올해 한림원 정회원에 임명되면서 지질자원연은 처음으로 한림원 정회원을 배출했다. 연구원에 플래카드가 걸릴 만큼 큰 화제가 됐다. 이 박사는 "연구원을 걷다 보면 다들 '정회원 왔다'며 축하 인사를 건넨다"며 민망하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이 박사는 "그만큼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 소속 연구자가 정회원이 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뜻"이라며 "개인 연구에 집중하는 대학과 달리 출연연은 국가가 지정한 연구를 집단으로 하는 곳인 만큼 논문 실적이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그가 논문 실적을 쌓을 수 있었던 건 "연구자가 잘하는 분야를 더 잘할 수 있게 기관이 지원해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출연연은 국가 임무를 수행하지만, 필요에 의해 뽑힌 연구자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를 발휘해 협동하는 곳이기도 하다"며 "다양한 연구자를 포용하는 게 출연연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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