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미국 태생의 프리스타일 스키 스타 에일린 구(중국명 구아이링)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이어,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도 중국 대표로 출전한다.
구아이링은 지난 23일 발표된 2026 올림픽 중국 대표팀 124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구는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2022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인생의 최소 4분의 1을 극동 지역에서 보냈다"고 밝힌 뒤 개최국 중국 대표를 선택했다.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중국 대표로서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 빅에어와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따내 2관왕이 됐다. 슬로프스타일에서 은메달까지 추가하며 대회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를 쓸어담으며 역대 최고 성적인 4위를 차지했는데 구아이링의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그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 전과 대회 기간, 그리고 대회 이후까지 미국과 중국에서 계속 논란이 됐다.
미국에선 미국서 태어나 성장한 선수가 중국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중국에선 구아이링이 베이징 올림픽을 마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국으로 가버려 중국 대표로서의 자부심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어쨌든 구아이링은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도 중국 대표로 참가한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구아이링은 자신의 선택이 상업적 이유가 아닌 '영감'에 기반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더 타임즈' 잡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미 충분한 대표성을 갖고 있다"며 "나는 나만의 연못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스타일 스키가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비인기 종목인 만큼, 더 많은 젊은 선수들, 특히 소녀들에게 영향을 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구아이링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그를 둘러싼 논쟁은 끊이질 않고 있다.
그 중 핵심은 바로 시민권 문제다. 중국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국가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중국 관영 매체는 과거 구아이링이 15세에 중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지만, 정작 구아이링 본인은 베이징 올림픽 기간부터 불거진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이 당시 베이징 올림픽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구아이링의 이중국적을 눈감아 준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에도 시민권 관련 질문을 회피해 왔으며, 이번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도 "그게 왜 중요한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업적 이익을 둘러싼 시선도 존재한다. 중국 기업들과의 후원 계약 가능성이 그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다. 미국 대표로 참가하면 중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막대한 돈을 받을 수 없다.
일단 구아이링은 자신의 애매모호한 자세가 돈과는 무관하다고 항변했다.
그는 "중국 기업을 대표함으로써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국적)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이제는 사람들이 그런 점을 고려할 만큼 스포츠에 충분한 돈이 들어온 것 자체는 기쁘다"고 말했다.
구아아링은 이러한 논란과 별개로, 아직 경기력 면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스위스 라악스에서 열린 라악스 오픈(LAAX Open)에서 슬로프스타일 2연패를 달성하면서 월드컵 통산 20번째 개인 우승을 기록했다.
슬로프스타일은 베이징 올림픽 당시 그가 유일하게 금메달을 놓친 종목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는 이 종목에서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평생을 미국 스타일로 살면서 정작 중국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 두 번이나 출전하는 구아이링의 모습은 2026 올림픽에서도 화제가 될 전망이다.
사진=SNS / 구아이링 인스타그램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