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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러 와도 좋다. 보고나서 판단해~" 이정효가 던진 발칙한 도발, 빅버드는 끓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전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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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러 와도 좋다. 보고나서 판단해~" 이정효가 던진 발칙한 도발, 빅버드는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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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훔쳐온 '첼시의 5', 수원에 심은 '4의 혁명'
'독설가' 이정효 손에 들린 불경... "퇴장당하면 아내에게 벌금 폭탄"
"인사 안 하면 끝까지 쫓아간다"... 패배주의 걷어낸 '아침의 주먹'
140만이 클릭한 그 남자... 28일 빅버드, '진짜'가 나타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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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나, 이정효가 얼마나 잘할까 궁금하지? 경기장에 와서 보고, 응원할지 욕할지 알아서 판단해라."
도발인가, 자신감인가. 혹은 그 두 가지가 뒤섞인 '이정효다운' 출사표인가. 수원 삼성의 제11대 사령탑 이정효(50) 감독이 팬들을 향해 아주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초대장을 던졌다.

오는 2월 28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빅버드). 서울 이랜드와의 2026시즌 K리그2 개막전은 단순한 한 경기가 아니다. 지난 2년간 승격 실패의 아픔을 겪은 '축구 수도' 수원에 이정효라는 태풍이 상륙한 후, 과연 어떤 지각변동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하는 심판대다.이 감독의 시선은 이미 K리그 너머를 향해 있었다. 지난 시즌 광주 FC를 이끌고 나선 아시아 무대, 알 힐랄에게 당한 0-7 대패는 그에게 뼈아픈 좌절이자 동시에 새로운 동력이 됐다. 그는 "벽을 느꼈다. 하지만 그 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그는 영국 런던으로 날아갔다. 프리미어리그 현장을 누비며 그가 뇌리에 새긴 모델은 '첼시'였다. 이 감독은 "첼시의 전술적 완성도를 '5'라고 한다면, 수원을 '4'의 단계까지는 만들어 놓겠다"고 선언했다.

이 말은 허공에 흩어지는 호언장담이 아니었다. 태국 방콕 전지훈련장에서 그는 골키퍼의 킥 하나, 발끝 각도 하나까지 직접 시범을 보이며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그만큼 확실했다.

이정효 수원삼성 신임 감독이 2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도이치오토월드 차란차 스튜디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임 소감 및 각오를 말하고 있다. 2026.1.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사진=뉴스1

이정효 수원삼성 신임 감독이 2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도이치오토월드 차란차 스튜디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임 소감 및 각오를 말하고 있다. 2026.1.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사진=뉴스1


전술보다 더 흥미로운 변화는 '이정효라는 사람' 그 자체에 있다. 그간 과한 열정으로 심판진과 마찰을 빚으며 '이슈 메이커'를 자처했던 그 또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쵯너을 다하고 있다. 그의 손에는 전술 노트와 함께 '부처님의 말씀'이라는 책이 들려 있다.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함이다. 심지어 그는 "경기 중 퇴장을 당하면 아내에게 어마어마한 벌금을 내기로 내기를 걸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승부욕이라는 본성은 그대로 두되, 그 에너지가 팀에 해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강력한 족쇄를 채운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팀 문화까지 바꿨다. 아침마다 눈을 맞추고 주먹 인사를 나누는 것은 이제 수원의 일상이 됐다. "인사를 피하면 끝까지 쫓아가겠다"는 감독의 유쾌한 집요함은 패배주의에 젖어있던 선수단에 기분 좋은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부임 영상 조회수 140만 회 돌파라는 기록적인 숫자는 팬들이 이 변화에 얼마나 열광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미네소타에서 정호연이 영입됐고, 국가대표 센터백 홍정호가 주장으로 팀의 중심을 잡는다. 그밖에 헤이스, 강성진 등 여러 선수가 팀에 새로 합류했다. 말 그대로 수원 삼성의 새로운 색깔이 입혀진 것이다.

(수원=뉴스1) 박정호 기자 =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월드컵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25 1차전 수원삼성과 제주SK의 경기에서 눈 내리는 날의 추억을 오마주한 청백적 종이눈이 날리는 가운데 양팀이 수원 이기제의 프리킥을 기다리고 있다. 2025.12.3/뉴스1 /사진=뉴스1화상

(수원=뉴스1) 박정호 기자 =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월드컵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25 1차전 수원삼성과 제주SK의 경기에서 눈 내리는 날의 추억을 오마주한 청백적 종이눈이 날리는 가운데 양팀이 수원 이기제의 프리킥을 기다리고 있다. 2025.12.3/뉴스1 /사진=뉴스1화상


모든 준비는 끝났다. 2026시즌 K리그2는 역대 최다인 17개 팀이 경쟁하는 그야말로 정글이다.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수원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이정효 감독은 특유의 자신감으로 팬들을 그라운드로 불러모았다. "궁금하면 와서 보라"는 그의 말에는 묘한 확신이 서려 있다.


욕하러 가든, 응원하러 가든 상관없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2월 28일의 빅버드에는 우리가 알던 과거의 무기력한 수원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정효가 쏘아 올린 승부수, 이제 팬들이 응답할 차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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