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노컷뉴스 언론사 이미지

'도파민 풀충전' 레버리지 ETF 키운다고 환율 잡힐까요?[계좌부활전]

노컷뉴스 CBS노컷뉴스 장성주 기자
원문보기

'도파민 풀충전' 레버리지 ETF 키운다고 환율 잡힐까요?[계좌부활전]

속보
김 총리 "北에 대북특사 보내라 美부통령에 조언"
편집자 주
우리의 주식투자 목표는 원금 회복! 마이너스 계좌를 보며 마음 아파할 시간이 없습니다. 놓쳤던 한주의 주식시장 이슈를 정리하고, 구루들의 투자법도 '찍먹'하면서 계좌에 불(bull)이 붙을 때까지 우리 함께해요! 계좌부활전은 투자를 권유하거나 종목을 추천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 아닙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죠. 문제는 빈대도 못 잡을 것 같아요."

금융당국이 환율을 잡기 위해 서학개미 복귀를 추진하며 그 방안 중 하나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 완화를 추진합니다.

이에 대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의 말입니다. 환율을 잡기는커녕 서학개미 복귀도 미지수이고, 오히려 국내 주식시장의 건전성이 걱정이라는 의미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 있는 여러 관계자도 같은 반응이고요.

현재 국내 시장에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만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상장돼 있습니다.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는 없습니다.

미국에선 다양한 배수와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거래가 가능합니다. 최근 홍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추종 레버리지 ETF가 상장돼 국내 투자자들에게 인기라고 하죠.

그래서 레버리지 ETF 규제 완화의 취지는 이해가 됩니다. 해외, 특히 서학개미가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가 250조원을 돌파했고, 보유종목 순위 상위권에 레버리지 ETF가 항상 있기 때문이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서학개미 보유종목 순위에 △나스닥10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TQQQ' 9위(34억달러)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SOXL' 12위(26억 6천만달러) △테슬라를 2배 추종하는 'TSLL' 14위(25억 8천만달러) 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도 비슷한 레버리지 ETF 상품이 없는 게 아닙니다. △코스닥150 레버리지 △반도체 레버리지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는 TSLL을 보유하고 있어 간접 투자가 가능하고요.

그렇다면 왜 미국에 투자하는 걸까요? 금융투자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우리 증시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날아오르고 있지만 '사이클'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면서 "우리나라 반도체는 결국 중간재 성격으로 결국 AI의 혁신과 성과, 수익은 모두 미국 빅테크가 가져간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AI '전방산업'에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는데, 굳이 한국의 '후방산업'에 투자해 전방산업의 낙수효과를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는 "이 간단한 이유를 금융당국도 모를 리 없다"면서 "환율을 잡겠다는 의지는 알겠지만, 레버리지 ETF가 해외투자 급증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투자기간 전체의 수익률의 2~3배를 추종하지 않습니다. 일간 변동률의 2~3배를 추종하기 때문에 장기투자의 기대 수익률이 오히려 떨어집니다.

한화투자증권이 집계한 수익률을 보면,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SOXX'는 최근 5년 동안 145% 상승한 반면 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SOXL'은 41%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는 해당 종목이 하락할 때 낙폭을 키울 수 있고요. 예를 들어 엔비디아가 5% 상승하면, 엔비디아 2배 추종 ETF는 10% 상승을 위해 엔비디아를 추가 매수하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추가로 매도합니다.


특히 일간 수익률이 결정되는 장 마감에 임박해 매매가 집중되는데요.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가 딥시크 충격으로 17% 하락한 지난해 1월 27일 엔비디아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수요는 약 24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이는 당일 거래대금의 2.41%에 해당합니다.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초자산인 해당 종목의 종가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죠.

혹시 코인 선물 시장에서 100배 이상 레버리지에 익숙한 투자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레버리지 ETF를 도입하는 것일까요? 이런 투자자들에게 3배 레버리지는 '안전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런 이유라면, 레버리지 ETF가 아니라 파생시장으로 유인하는 게 효과가 더 클 것입니다. 개별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필요하다면 이미 주식워런트증권(ELW)도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권대영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현해 "빚투도 레버리지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적정 수준의 포트폴리오 관리와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주식투자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며 곧바로 사과했는데요.

현재 ETF 투자 활성화는 '5천피 시대'를 이끈 하나의 원동력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레버리지 ETF 규제를 완화하는 게 적정 수준의 포트폴리오 관리와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주식투자가 필요한 상황에 적합한 대처가 맞을까요?

자극적인 투자로 인한 '도파민'은 투자 결과에도 치명적입니다.

포브스가 2009년 벤저민 그레이엄, 워런 버핏, 피터 린치와 함께 '전설적 투자자'로 선정한 제임스 오쇼너시는 저서 '월가의 퀀트 투자바이블'에서 "우리가 이익을 기대할 때 활성화되는 두뇌 부위는 성행위나 마약을 기대할 때 흥분하는 두뇌 부위와 일치한다"면서 "이는 건전한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정신 상태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꼬집었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진실은 노컷, 거짓은 칼컷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