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충격이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베트남 U-23에 처음으로 패배했다. 기록엔 ‘무’로 남겠지만, 패배의 기억은 오래 남을 것이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3-4위전 베트남과의 맞대결에서 2-2 동점으로 연장 승부까지 벌였으나, 승부차기에서 6-7로 패해 4위를 기록했다. 오점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은 베트남을 상대로 상대 전적은 6승 3무로 우위를 기록했다. 단 한 번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이번 경기는 공식 집계 기록에 무승부로 남겠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충격의 첫 패배가 됐다.
한국은 4-3-3으로 출발했다. 정승배, 정재상, 김도현이 최전방을 책임졌다. 김동진, 배현서, 정지훈이 중원을 맡았고, 수비 라인은 강민준, 신민하, 조현태, 장석환이 자리했다. 골키퍼 장갑은 황재윤이 꼈다. 베트남은 5-4-1 전술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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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베트남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전반 13분 김도현이 첫 슈팅을 때려봤으나, 높게 떴다. 전반 27분 베트남 수비 사이사이로 패스를 연결했다. 좁은 공간에서 김동진-정재상-강민준에게 공이 연결됐다. 강민준이 슈팅을 시도했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점유율은 한국이 65%-35%로 높았지만 쉽게 찬스를 만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높은 지공 비율에 베트남 수비도 자리를 단단하게 지켰다.
만만하게 볼 상대가 역시 아니었다. 상대는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박항서 매직’을 이어가고 있는 김 감독은 이번 대회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강호들을 제압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결국 베트남이 원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베트남은 한국을 상대로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펼쳤다. 그대로 이뤄졌다. 전반 30분 베트남 진영에서 공을 빼앗은 뒤 역습에 나섰다. 응우옌 딘 박이 빠르게 왼쪽 측면을 파고들었고, 박스에 있는 응우옌 꺽 비엣에게 패스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슈팅을 시도하며 선제골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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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한국은 보다 공격적으로 나섰다. 김동진, 정지훈, 조현태 대신 강성진, 이찬욱, 이현용을 교체 투입하며 출발했다. 초반 연거푸 세트피스 기회를 잡았다. 슈팅 자체는 늘었지만 위협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신장이 높은 한국은 분명한 장점(한국 평균 180cm·베트남 175cm)을 갖고 있었으나, 이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급할 게 없는 베트남은 선제골을 지키기 위해 수비로 틀어막으면서도, 순간적인 역습 기회를 잡기 위해 움직였다. 유효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한국 입장에선 수비 사이서 슈팅까지 허용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동점골이 후반 25분 터졌다. 상대 진영 페널티박스에서 김태원이 세컨볼을 따낸 뒤 페널티박스 밖으로 드리블하며 나갔다. 순간적으로 돌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하지만 위기는 곧바로 찾아왔다. 이찬욱의 파울로 베트남이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응우옌 딘 박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고, 한 번 바운드된 공은 오른쪽 그물을 갈랐다. 한국이 1-2로 또 뒤졌다.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41분 응우옌 딘 박이 위험한 태클을 시도,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 한국은 수적 우위를 잡았다. 마지막 공격 기회를 어렵게 살렸다. 후반 추가 시간 막판 극적 동점골이었다.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신민하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세컨볼을 따냈다. 바로 왼발 슈팅으로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2-2 동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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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연장 초반부터 크로스에 이은 유효슈팅을 연거푸 만들어냈으나, 골문을 뚫진 못했다.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 연장 후반 시작도 동점으로 출발했다. 여러 차례 반복된 크로스에서 시작된 단조로운 슈팅, 결국 수비에 모든 힘을 쏟은 베트남의 골대를 뚫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승부는 쉽사리 나지 않았다. 먼저 나선 한국은 김태원, 강성진, 이찬욱, 김용학, 이현용이 모두 성공했고, 베트남도 마찬가지였다. 서든데스로 이어진 승부 가운데 7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6번 키커 장석환은 성공했지만, 7번 키커 배현서가 실패했다. 이어 황재윤이 베트남의 슈팅을 막지 못하면서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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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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