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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공사장 구덩이에 빠진 印 남성… 구조대 왔지만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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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공사장 구덩이에 빠진 印 남성… 구조대 왔지만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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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물이 가득 찬 방치된 공사장으로 추락해 숨진 20대 남성. 사진=BBC 캡처

인도에서 물이 가득 찬 방치된 공사장으로 추락해 숨진 20대 남성. 사진=BBC 캡처


인도의 한 20대 남성이 수년간 방치된 공사 구덩이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전국적인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더욱이 그가 신속하게 구조대에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가 90분 넘게 남성을 구조하지 못해 더 큰 논란이 일었다.

인도 NDTV·타임스오브인디아(TOI)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인도 수도 델리 교외 지역인 노이다를 지나던 IT 전문가 유브라즈 메타(27·남)는 짙은 안개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차단벽을 들이받고 인근 공사 구덩이 아래로 추락했다.

해당 공사장은 몇 년 전 배수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방치됐기 때문에 추락 당시에 물이 가득 찬 상태였다.

수영을 할 줄 몰랐던 메타는 차가 가라앉기 시작하자 차량을 빠져나가 지붕 위로 올라간 뒤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는 곧장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대에 신고했고, 구급대도 얼마 뒤 현장에 도착했다.

신속한 신고에도 불구하고 메타는 결국 사망했다. 물이 탁하고 안개가 짙어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았고, 구조가 필요한 훈련된 인력 자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구조대조차 물 속으로 뛰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인근을 지나던 배달원 모닌더가 구조를 자청했다고 현지 힌두스탄타임스는 전했다. 모닌더는 허리에 밧줄을 묶고 얼음장 같은 물속으로 뛰어들어 30~40분간 수색했지만 메타를 발견하지 못했다.


메타가 구조를 요청하는 목소리는 90분 넘게 이어졌지만, 이내 소리가 잦아들었다. 당국이 시신을 수습한 것은 사고 발생 5시간이 지난 후였다.

이후 노이다 경찰서의 헤만트 우파디야이 부국장은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훈련받지 않은 인원을 투입할 경우 추가 사상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아무도 구덩이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물이 매우 깊었고 시야가 좋지 않았으며 수중 잔해물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메타의 아버지 라지쿠마르는 부족한 구조 인력에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훈련된 잠수부들이 투입되어 아들을 구조했더라면 아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며 “아들은 숨지기 전까지 '아빠,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현지에서도 당국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메타의 죽음은 사실상 살인이다. 잘못된 시스템으로 그의 꿈은 산산조각났다” “대도시의 기반 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니 정말 큰 문제” 등 반응을 보였다.

이 사건으로 노이다가 위치한 우타르프라데시 주 정부는 해당 도시 행정 당국의 고위 공무원을 해임하고 구조 작업 및 현장 안전을 둘러싼 상황에 대한 조사를 명령했다. 건설 현장 소유주 중 한 명인 아베이 쿠마르는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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