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코노믹리뷰 언론사 이미지

같은 강남 내에서도 양극화…"행정구역 의미 없는 시대"

이코노믹리뷰
원문보기

같은 강남 내에서도 양극화…"행정구역 의미 없는 시대"

서울맑음 / -3.9 °
[이지홍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같은 강남구 안에서도 동에 따라 집값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인해 행정구역의 의미가 없어지고 '지역별 양극화'가 생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2000년에는 449만원이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도곡동의 아파트 3.3㎡당 가격 차이가 지난해 6165만원으로 커졌다. 부동산R114는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전체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압구정동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1억4068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압구정동에 이은 2위는 새 아파트가 속속 입주한 개포동(1억217만원)이었다.

강남구 외곽 지역인 자곡동(4446만원), 세곡동(5103만원) 등과 비교하면 세 배가량 비싸다. 강남구에서 부촌으로 꼽히는 도곡동(7903만원), 청담동(8233만원)과 비교해도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높다.

강남구 내에서도 격차가 벌어진 것은 2000년대 들어서의 일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인 2000년 당시만 해도 압구정동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1467만원으로 도곡동(1018만원), 청담동(1049만원) 등과 비교해 40% 정도 높은 데 불과했다. 가장 저렴한 신사동(715만원)과 비교해도 두 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서울 전역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 격차는 더 뚜렷하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거래가를 기준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가장 비싼 곳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였다. 71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기간 강북구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미아동 송천센트레빌(10억4000만원)보다 일곱 배가량 높다.

'강남 불패'나 '서울불패'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모습이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도 과천시(22%), 2위는 성남시 분당구(19%)였다. 평촌신도시가 속한 안양시 동안구(8%)와 용인시 수지구(9%)는 경기도 평균 상승률(1.08%)을 훌쩍 뛰어넘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제 서울이라는 도시는 행정 경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고 서울이 기능과 생활권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대"라며 "이 변화의 중심에는 경부고속도로 축이 있는데, 경부고속도로라는 축을 따라 강남이 형성됐고 강남의 축적된 에너지는 과천, 분당, 판교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는 전형적인 '텐트폴 효과(Tentpole Effect)'다. 하나의 강력한 거점별로 주변 지역의 전체 가치를 끌어올리는 구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맞벌이가 일상화된 MZ세대는 서울 여부보다 직주근접, 생활인프라, 소비와 여가의 직접도를 먼저 본다"며 "지도위에서는 서울과 경기가 나뉘어 있지만 실제 생활과 경제활동의 흐름은 이미 하나의 권역으로 묶여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학군, 문화, 상업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에서 한 채를 마련하려는 경향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보고있다. 최근 정부 정책 기조로 인해 대출, 심리, 세금 등 변수에도 단 한 채만 보유한다면 어디를 택할지에 대한 대답이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강남3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서울 핵심권과 경기 성남 분당, 과천 등 준서울 상급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천과 분당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지만 출퇴근 동선과 생활 패턴만 놓고 보면 오히려 서울 외곽보다 서울답다는 평가까지 나온다"며 "이름만으로 설명되던 시대는 지났으며 이제 시장은 행정구역이 아니라 기능을 얼마나 공유하느냐를 묻고 있다"고 봤다.

<저작권자 Copyright ⓒ ER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