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고소득자와 부유층을 겨냥해 도입한 추가 과세가 당초 기대했던 세수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적자 축소를 위해 세입 확충에 나선 정부의 구상이 현실과 괴리를 보이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소수 정부의 재정 운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프랑스 재무부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연소득 25만 유로(약 3억6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적용되는 이른바 ‘차등 기여금’은 2025 회계연도에 4억 유로(약 5800억원)의 세수만을 거뒀다. 당초 프랑스 정부가 예상했던 세수는 19억 유로(약 2조8000억원)였다. 이 세금은 고소득자들이 최소 소득의 20%를 세금으로 부담하도록 설계된 특별 소득세 성격의 조치였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이 세금으로 6억5000만 유로(약 9400억원)의 세수가 걷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이 역시 당초 계획보다 10억 유로(약 1조4500억원)가량 적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다른 세금 인상과 지출 삭감을 병행해 재정 적자를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 상원에서 좌파 진영이 초부유층 대상 부유세 법안을 논의하던 지난해 6월 파리 상원 인근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부자를 과세하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과 프랑스 재벌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뱅상 볼로레 볼로레그룹 명예회장을 형상화한 판넬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22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프랑스 재무부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연소득 25만 유로(약 3억6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적용되는 이른바 ‘차등 기여금’은 2025 회계연도에 4억 유로(약 5800억원)의 세수만을 거뒀다. 당초 프랑스 정부가 예상했던 세수는 19억 유로(약 2조8000억원)였다. 이 세금은 고소득자들이 최소 소득의 20%를 세금으로 부담하도록 설계된 특별 소득세 성격의 조치였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이 세금으로 6억5000만 유로(약 9400억원)의 세수가 걷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이 역시 당초 계획보다 10억 유로(약 1조4500억원)가량 적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다른 세금 인상과 지출 삭감을 병행해 재정 적자를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 재무부는 세수 부족의 원인으로 제도 설계 변경과 시행 시점 지연을 지목했다. 해당 세금은 원래 2024년 소득분부터 소급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정치적 교착으로 예산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2025년부터만 적용됐다. 이로 인해 소급 과세가 불가능해졌고, 고소득자들이 2024년 말 배당금을 앞당겨 지급받는 방식으로 세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결과는 프랑스 정치권에서 재정 적자 해소 방안을 둘러싼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의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4%에 달했다. 이를 줄이기 위해 마크롱 정부는 고소득층 세금 강화와 함께 대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도 단행했다. 당초 1년 한시 조치로 도입된 대기업 증세는 이후 연장됐고, 재계와 로비 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좌파 진영은 보다 강력한 부유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좌파 정당들은 프랑스 경제학자 가브리엘 주크만의 이름을 딴 이른바 ‘주크만세’를 추진했지만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주크만세는 자산 1억 유로(약 1450억원) 이상을 보유한 초부유층을 대상으로 기업 지분과 미실현 이익을 포함한 모든 자산에 대해 매년 최소 2%의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성향 총리들이 이끈 소수 정부는 보다 온건한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세수 성과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정부의 점진적 접근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극좌 성향의 에릭 코케렐 하원 재정위원장은 이번 결과를 정부의 실패로 규정하며 “극부유층의 탈세를 막기 위한 형식적 조치에만 머문다면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이번 세수 부진은 부유층 과세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부유층은 자산 이전이나 지주회사 활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세 부담을 ‘최적화’하거나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1980년대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절반가량이 부유세를 시행했지만, 현재는 소수 국가만이 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세수 기여도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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