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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견제 나선 현대차 노조…노란봉투법에 美 데뷔도 막히나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이경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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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견제 나선 현대차 노조…노란봉투법에 美 데뷔도 막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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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합의 없는 아틀라스 도입 불가"
노란봉투법에 美 공장 사용도 가로막을 수도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 앞두고 난감한 현대차


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향한 견제가 본격화됐다. 노조가 생존권 위협을 이유로 '단 한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엄포를 놓으면서다. 자칫 양산에 성공하더라도 이를 배치하지 못해 시간을 낭비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노조의 이같은 의지가 지난해 통과된 노란봉투법 여파로 더욱 강경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법 통과로 쟁의의 기본 요건이 확대되면서 '아틀라스'가 국내 설비는 물론 해외 설비에 투입되는 것까지 막을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일부에선 노란봉투법의 나비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조 아틀라스 결사반대

지난 22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소식지를 통해 "노사 합의 없이 단 한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올 초 글로벌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2026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겨냥한 발언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오는 2028년 미국 생산 거점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한국 생산 거점 투입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아틀라스의 국내 데뷔 또한 기정사실화 됐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차 노조가 '생존권'을 위해 아틀라스 도입을 반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노조 측은 "평균 연봉 1억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의 인건비는 연 3억원이나 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한다"라며 아틀라스로 인한 고용충격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아틀라스 한 대당 가격은 2억원 안팎, 연간 유지비는 2000만원 이내가 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노조는 현대차의 아틀라스 투입 시도를 '노사관계 파탄'으로 규정하며 "끝을 보여주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아틀라스, '노란봉투법'에 미국 데뷔도 막히나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아틀라스의 도입을 미국 거점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한국 노조의 입김에 의해 미국 투입이 더뎌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공장에 아틀라스를 투입시키면 생산단가가 낮아지는 미국 공장이 전세계 생산 물량을 대거로 흡수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노조가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이는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본격적인 시행으로 인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공포돼 올해 시행을 앞두고 있는 노란봉투법 제2조 제5호를 살펴보면 노동쟁의의 범위를 임금·근로시간 등 근로조건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으로 확대됐다. 따라서 아틀라스의 해외 설비 투입으로 인해 국내 고용이나 고용조건 변화가 예고되면 이를 교섭이나 쟁의의 원인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따라서 현대차 노조가 아틀라스 미국 공장 투입으로 인한 물량 재배치 및 한국 생산 감축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교섭을 요구할 경우 아틀라스의 해외 설치에 대한 그룹의 로드맵 구상이 어그러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데뷔가 지연될 수 있다는 거다.

노동법 관련 변호사는 "해외설비투자로 인한 국내 고용 환경의 변화를 잠재적으로 예단해서는 노동쟁의의 요건이 되지는 않는 측면도 있다. 현대차 측에서 국내에도 도입을 하겠다는 확실한 단언이 없는 상황인 점도 염두해 둬야 한다"라면서도 "다만 아틀라스의 산업 현장 투입 전망이 이미 쏟아지고 있고 구체성을 입증할 근거도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 기대감 큰데…난감한 현대차

현대차 입장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달가울 수 없다. 아틀라스를 기반으로 '모빌리티'를 넘어 로봇 등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아틀라스 개발의 핵심인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조만간 상장을 준비중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쓰일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자칫 노조의 반대로 미국 설비 투입이 지연된다면 보스턴다이나믹스 기업공개(IPO)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그간 강성 노조로 인해 성장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다"라며 "아틀라스에 대한 반대는 이를 더욱 극대화 하는 측면이 있고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더욱 곤란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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