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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민자 단속 효과?… 지난해 美 범죄율 급감했다

조선비즈 김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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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민자 단속 효과?… 지난해 美 범죄율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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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살인 사건 발생률이 1년 만에 20% 이상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범죄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주요 도시에 방위군을 투입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한 구금된 여성이 연방 요원들로 둘러싸인 차량 안에 앉아 있다. / 로이터=연합

지난 21일(현지 시각)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한 구금된 여성이 연방 요원들로 둘러싸인 차량 안에 앉아 있다. / 로이터=연합



22일(현지 시각) 미국 싱크탱크 형사사법위원회(CCJ)가 지난 8년간 월별 범죄 통계를 보고한 미 40개 도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체 범죄율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3개 주요 범죄 가운데 11개 범죄의 발생 건수가 전년보다 줄었으며, 이 중 9개 범죄는 감소 폭이 10%를 넘었다.

구체적으로 살인 사건은 21% 감소했고, 총기 관련 폭행 사건은 22%, 강도는 23%, 차량 강탈은 43% 각각 줄어드는 등 대부분의 강력 범죄 발생률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강력 범죄 발생 건수는 범죄율이 정점을 찍었던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미 연방수사국(FBI)의 공식 범죄 통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CCJ 보고서와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CCJ는 “올해 말 FBI가 전국 단위의 살인 사건 통계를 발표할 경우, 2025년 살인 사건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4.0건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는 1900년 이후 법 집행 및 공중보건 데이터에서 기록된 가장 낮은 수치이자, 단일 연도 기준으로는 가장 큰 폭의 감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범죄율 하락을 자신들의 정책 성과로 부각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CCJ의 데이터를 게시하며 “폭력 범죄자와 최악의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연방 법 집행 기관을 총동원하는 대통령이 있을 때 나타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백악관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 아래 미국은 100년 만에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됐으며, 새로운 데이터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며 “이 같은 획기적인 변화는 미국을 다시 안전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에서 비롯된 직접적인 결과”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작년 대선 과정에서 범죄, 특히 이민자 관련 범죄 근절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취임 이후에는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동원해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에 나섰고, 주요 도시에 주 방위군을 투입하는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해 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군을 투입했던 워싱턴 D.C.의 살인 사건 발생률은 40% 감소해, 관련 통계를 제공한 35개 도시 가운데 덴버(-41%)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로스앤젤레스(LA), 버팔로, 앨버커키, 롱비치, 애틀랜타, 볼티모어, 시카고 등에서 살인 사건 발생률이 모두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LA와 시카고 등에도 주 방위군을 배치한 바 있다.

다만 범죄율 감소의 원인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는 “지난해 미국 전역의 살인 사건 발생 건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폭력 범죄가 급증하고 좌파 지도자들이 경찰 예산 삭감과 상습범 무보석 석방 등의 정책을 추진한 뒤 나타난 극적인 반전”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이후 워싱턴 D.C.의 범죄율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진보 성향의 언론인 뉴욕타임스(NYT)는 “자체 조사 결과 이민 구금자 중 폭력 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은 7%에 불과했다”면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범죄율 감소의 직접적인 책임자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거의 없다 말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법무부 통계국장을 지냈고 현재 마이애미대에서 범죄학을 가르치는 알렉스 피케로 교수는 NYT에 “주 방위군이 배치되지 않은 도시들 가운데서도 범죄율이 감소한 곳이, 오히려 방위군이 투입된 도시들보다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자체 분석 결과 범죄율 감소가 확인됐다고 전하면서, “민주당 소속 시장들과 일부 범죄학자들은 전임 대통령인 조 바이든 재임 시기에 시작된 범죄 감소가 바이든 행정부가 팬데믹 기간 동안 지역사회 기반 폭력 개입과 통합적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규모로 투자한 정책과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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