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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민연금 내부 준법조직, 역삼 센터필드 자산 이관에 제동… “운용사 교체 사유 안 된다”

조선비즈 김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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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민연금 내부 준법조직, 역삼 센터필드 자산 이관에 제동… “운용사 교체 사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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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 /뉴스1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 /뉴스1



국민연금이 서울 강남권 핵심 오피스 자산인 ‘역삼 센터필드’의 위탁운용사(GP) 교체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내부 준법조직이 자산 이관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준법조직은 출자자와 운용사 간 신뢰관계 훼손만으로는 자산 이관이나 운용사 교체 사유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준법지원실 산하 법무지원팀은 최근 투자위원회의 역삼 센터필드 운용사 교체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투자위원회는 역삼 센터필드 자산 이관 안건에 대해 의결하지 못하고, 운용사를 교체해야 한다는 절차적 방향성을 보고하는 선에서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위원회는 국민연금의 개별 투자건에 대한 의결 권한을 갖는 내부 기구다.

법무지원팀은 출자자와 운용사 간 신뢰관계 훼손만으로는 이관 사유가 될 수 없고,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 추진 결정은 올해 10월 펀드 만기를 앞두고 이뤄진 정상적인 절차라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지원팀은 국내외 계약 사전 준법성과 국내 의결권 행사안 등을 검토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는 국민연금이 지난 20일 투자위원회를 열고 역삼 센터필드 운용사 교체를 사실상 결정했다는 기존 관측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국민연금과 신세계프라퍼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센터필드 매각을 추진하자, 국민연금이 운용사 교체 절차에 착수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내부 준법조직이 법적 리스크를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운용사 교체 작업은 부담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상 GP 교체는 명확한 법령 위반이나 계약 위반 등 중대한 사유가 전제돼야 하는데, 단순히 투자자와 운용사 간 운용 방향에 대한 이견만으로는 교체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게 준법조직의 판단이다.

역삼 센터필드 펀드는 올해 10월 만기가 도래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센터필드 펀드는 수익자 간 만기 연장에 대한 이견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됐고, 만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상환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매각 절차에 착수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지난 14일 외국계 부동산 자문사에 자산 매각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역삼 센터필드 펀드는 국민연금과 신세계프라퍼티가 각각 49.7%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지분은 0.6%에 불과하다. 국민연금 측은 연간 300억원 안팎의 배당 수익과 강남업무지구(GBD)의 지속적인 가치 상승을 고려할 때 조기 매각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인 반면, 이지스자산운용은 만기 연장 합의 실패로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준법 조직의 반대 의견은 단순 자문이 아니라 법적 리스크를 경고하는 내부 통제 장치”라고 설명했다.



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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