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팀·월드팀 겨루는 새 올스타전 화제
투표로 선발 10명 뽑았더니 외국인 잔치
개막로스터도 비미국 135명으로 역대 최다
소셜미디어 대세에 가장 빠르게 올라탄 리그
스타선수들 인플루언서처럼 세계에 영향력
연매출 20조, 팀별 중계수익 40년새 10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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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세상에 없던 올스타전이 펼쳐진다. 선발 선수 10명과 리저브 14명을 더해 총 24명이 ‘미국팀’ 2개, ‘월드팀’ 1개로 나뉘어 12분씩 세 팀이 각각 맞붙는 방식이다.
2월 16일(한국 시간) 캘리포니아 잉글우드에서 열릴 경기를 앞두고 최근 선발 라인업이 발표됐는데 10명 가운데 5명이 ‘비미국인’이다. 세르비아 출신 니콜라 요키치(덴버)가 서부콘퍼런스 선수단 투표 1위와 팬·미디어 투표 2위에 올랐고 슬로베니아의 루카 돈치치(LA 레이커스)는 팬 투표 1위, 미디어 투표 2위를 차지했다. 그리스의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는 동부 팬 투표 1위, 선수단 투표 2위다. 팬(50%)과 선수단(25%), 미디어(25%) 투표를 합산해 10명이 뽑혔다. 서부에서는 요키치와 돈치치, 캐나다의 샤이 길저스알렉산더(오클라호마시티), 프랑스의 빅토르 웸반야마(샌안토니오)까지 무려 4명이 외국 선수다. 미국 선수는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한 명뿐이다.
‘비미국 파워’가 여실히 증명됐다는 분석이다. NBA 선수 집계에 따르면 2025~2026시즌 개막 로스터 기준으로 총 450명 중 외국 선수는 135명에 이른다. 6개 대륙 43개 나라에서 온 선수들이다. 역대 최다 인원에 국가 수는 최다 타이. 2023~2024시즌의 125명을 훌쩍 넘었다. 전체 30개 구단이 최소 한 명은 비미국 국적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배경이 ‘미국 vs 월드’ 올스타전을 가능하게 했다. 올스타전에서 월드팀이 미국 두 팀을 압도하고 우승한다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미국 스포츠비즈니스 매체 스포티코에 따르면 NBA의 이번 시즌 매출은 143억 달러(약 20조 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의 127억 5000만 달러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40년 전만 해도 NBA 각 팀의 TV 중계 수익은 150만 달러 수준이었는데 올 시즌은 거의 100배인 1억 4300만 달러에 이른다. 해외 중계 수익 등 글로벌 매출이 NBA의 새로운 황금기를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처럼 인기 프로 리그가 프리시즌 경기나 정규 리그 일부 경기를 해외에서 치르는 것은 일반화됐지만, NBA는 일회성 방문 경기를 넘어 미국 밖으로의 확장을 리그의 핵심 정책으로 삼고 있다. 유튜브와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 흐름에 다른 어떤 리그보다 재빨리 올라탄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경기 하이라이트를 실시간에 가깝게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테픈 커리의 3점슛, 르브론 제임스의 덩크슛 등을 숏폼 형태로 부지런히 공급해 미국 밖 팬들까지 사로잡았다. 이 사이 선수들은 엄청난 팔로워를 거느린 글로벌 ‘셀럽’이 됐고 팬들은 그들의 플레이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도 열광하면서 NBA의 영향력을 넓히는 첨병 역할을 하기에 이르렀다.
NBA는 유럽,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방송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전통적인 시청자들도 놓치지 않았고 구독 서비스인 리그 패스를 개발해 언제 어디서든 생중계와 하이라이트, 맞춤형 콘텐츠를 즐기게 했다. 이렇게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TV 부문에서 모두 입지가 확실한 NBA를 업계에서는 인기 스포츠 리그 이상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강자’로 받아들이고 있다.
독일 출신 더크 노비츠키, 아르헨티나의 마누 지노빌리, 중국 야오밍 등 개척자들의 역할도 컸다. 이들의 성공에 유럽과 남미, 아시아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노리는 도전자들이 몰려들었다. NBA는 2001년부터 국경 없는 농구(BWB)라는 이름으로 NBA 선수·코치 주도의 캠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파스칼 시아캄(카메룬·인디애나), 조엘 엠비드(카메룬·필라델피아), 자말 머레이(캐나다·덴버)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탄생했다.
박세운 NBA 해설위원은 23일 “NBA 선수들이 처음 출전한 국제 대회인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세계 농구의 판도를 뒤흔들었다”며 “노비츠키 등 유럽 선수들은 이후 NBA로 건너가 그들과의 차이를 직접 실감했고 이렇게 쌓인 데이터 덕분에 2000년대 비미국 선수들은 준비가 된 상태로 NBA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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