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이번 달 금리를 동결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0.75%로 끌어올리며 3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이번 달은 숨고르기를 택했다. 시장 예상과 일치하는 행보다. 2월 조기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지난달 단행한 금리 인상 효과를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23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리는 동결했지만, 여전히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책위원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은 연속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냈다.
일본은행은 이날 발표한 경제·물가 정세 전망에서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2%로 상향 조정했다.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금리를 추가 인상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일본은행은 23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리는 동결했지만, 여전히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책위원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은 연속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운데)가 23일 도쿄 일본은행 본점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일본은행은 이날 발표한 경제·물가 정세 전망에서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2%로 상향 조정했다.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금리를 추가 인상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달 동결 결정에 복잡한 정치·경제적 셈법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다음 달 8일로 조기 총선을 치른다. 다카이치 총리는 조기 총선을 앞두고 최근 선거 유세에서 “식료품 소비세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했다. 고물가에 신음하는 가계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감세안 규모는 5조 엔(약 45조 원) 규모에 달한다.
정부가 세금을 깎아 시중에 돈을 풀면 물가가 오르기 마련이다. 이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리면 감세 정책과 충돌해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 블룸버그는 “다카이치 총리 감세 공약이 국채 시장을 뒤흔든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정치적 역풍을 피하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금리 동결 발표 직후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8.74엔까지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일본은행은 수십 년간 이어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탈출을 위해 ‘물가 상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지난달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올리고 나니 유권자들이 생활비 급등을 호소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달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를 기록하며 일본은행 목표치(2%)를 4년 연속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총선 같은 정치적 이벤트가 마무리되는 시점을 주시할 것으로 예측했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은 12월 금리 인상이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 엔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그리고 선거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음 움직임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엔화 약세가 심화할 경우 수입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은행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은행 관계자들은 “추가적인 엔화 약세는 금리 인상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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