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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압박 철회… “NATO 통해 접근권 확보”

조선비즈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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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압박 철회… “NATO 통해 접근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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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과 관세 위협을 철회하는 대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해 그린란드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Total access)’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무력·무역 압박을 물리는 대신, 군사·안보·자원 분야에서 영향력을 제도화하려는 시도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 중 주먹을 치켜들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 중 주먹을 치켜들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참석 기간 중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한 뒤 이 같은 입장을 공개했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다보스에서 인터뷰를 갖고 “그린란드에 대해 완전한 접근권을 확보했으며, 여기에는 시간 제한도 끝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접근권이 자신이 추진하는 미사일 방어 구상 ‘골든 돔(Golden Dome)’과 핵심 광물 자원 확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는 발언과 함께, 거부 시 덴마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해 동맹 관계를 심각하게 흔들었다. 이번 발언은 그 관세 위협을 사실상 거둬들였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미국과 나토는 앞으로 1951년 맺었던 미국·덴마크 방위협정을 현대화하는 방향을 논의할 전망이다.이 협정은 미국이 그린란드 내 피투픽(Pituffik) 우주군 기지를 운영하고, 병력과 장비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

로이터는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덴마크·그린란드 3자가 참여하는 추가 협의를 통해 기존 협정을 업데이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투자를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뤼터 사무총장은 “러시아와 중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국들이 북극 안보 기여를 확대해야 한다”며 “올해 초 안에 세부 내용을 정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26년 1월 21일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계기 양자회담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26년 1월 21일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계기 양자회담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당사자인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완전한 접근’ 표현을 두고 강한 거리두기에 나섰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주권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재차 못 박았다.

옌스 프레데릭 닐센 그린란드 총리도 “미국과 협력은 환영하지만, 주권을 침해하는 합의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내 나라와 관련된 합의에 무엇이 담겼는지조차 구체적으로 공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는 “한 시간 전까진 전쟁 직전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한다”며 급변한 외교 메시지에 대한 혼란을 토로하는 시민 반응도 나왔다.

유럽 지도부 내에서도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돌발적 외교 방식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지난 일주일간 EU–미국 관계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며 “동맹 간 갈등은 적들에게만 이익”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관세 위협 철회와 무력 점령 가능성 배제가 확인되자 시장은 안도했다. 유럽 증시는 반등했고, 이날 미국 증시 주요 지수도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일시적으로 진정됐을 뿐, 구조적 쟁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봤다. 마크 야콥슨 덴마크 왕립국방대학 교수는 “냉전 시기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 17개 기지를 운영했다”며 “군사 활동 확대 자체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골든 돔 구축, 중·러 배제, 자원 개발 범위가 어디까지 허용될지가 향후 최대 쟁점”이라고 덧붙였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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