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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정용진 회장, '스타필드' 콕 찍어 찾은 까닭은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정혜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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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정용진 회장, '스타필드' 콕 찍어 찾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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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승진 후 2년 만에 국내 사업장 방문 공개
공간 혁신 신규 모델인 스타필드마켓·빌리지
미래 전략 제시…오프라인 기반 재도약 의지


그래픽=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새해가 되자마자 두 곳의 '스타필드'를 방문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에 이어 16일에는 경기 파주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을 방문했는데요. 특히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의 사업장 방문을 '현장 경영'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로 배포했습니다.

정 회장이 국내 사업장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대외에 공개한 건 2024년 3월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처음입니다. 그만큼 이번에 정 회장이 방문한 사업장들이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주목하는 점포라는 의미일 겁니다. 두 곳 모두 공간 혁신을 통해 신세계그룹 이마트부문의 새로운 오프라인 전략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달라진 회장님

정 회장은 평소 현장을 자주 찾는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SNS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절에는 자신의 일상을 솔직하게 공개하면서 다양한 현장 방문 사실을 공개했는데요. 자사 점포 방문은 물론 경쟁사 매장까지 가리지 않고 찾아다녔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에는 10개월간 리뉴얼해 선보인 신규 점포 이마트타운 월계점을 찾았고요. 2020~2022년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롯데호텔의 시그니엘 부산, 더현대서울,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같은 다양한 경쟁사 매장도 방문했습니다. 정 회장은 SNS에 셀카를 올리며 "많이 배우고 나옴"이라고 쓸 정도로 솔직했죠.

2023년 3월에는 하루에 이마트24 상품설명회와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을 연달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마트24는 직전 해인 2022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직후였는데요. 정 회장은 현장에서 편의점 사업이 유통업 중 가장 유망한 업종이라며 임직원들을 격려했습니다.

지난 6일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에서 점포를 둘러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신세계그룹

지난 6일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에서 점포를 둘러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신세계그룹


스타벅스에서는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죠. 같은 해 5월에는 콘텐츠를 강화한 이마트 연수점을 찾아 매장을 둘러봤고 2024년 1월에는 개장을 앞둔 스타필드 수원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정 회장은 현장 방문을 적극 공개하며 그룹이 어디에 주력하고 있는지 메시지를 던져왔습니다. 하지만 2024년 2월 정 회장은 SNS를 중단했고 다음달인 3월 그룹 회장으로 승진하면서부터는 현장 방문을 대외에 알리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직전 해 그룹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역성장하고 이마트는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 상황이었죠.

물론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았을 뿐 정 회장은 지속적으로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며 살펴봐왔다고 하는데요. 다만 지난해 한 해 동안 정 회장의 현장 경영이 공개된 적은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과거처럼 SNS나 보도자료로 적극 공개하는 방식과는 확연히 달라진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그룹 재정비에 집중하는 시기였기 때문으로 분석합니다.

새로운 오프라인 모델

그랬던 정 회장이 올해 들어 다시 현장경영을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정 회장이 찾은 곳은 2024년 8월 오픈한 스타필드마켓 죽전과 지난해 말 오픈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인데요. 회장 승진 후 약 2년 만에 공개한 현장경영에서 정 회장이 선택한 곳이 '스타필드'였다는 점에서 이마트의 미래 전략 방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은 이마트 점포 중 처음으로 '스타필드 DNA'를 접목한 곳입니다. 1993년 개장했던 이마트 죽전점을 리뉴얼해 선보인 매장인데요. 직영매장 면적을 40% 가까이 줄이는 대신 임대매장을 70% 확대했습니다. 1층 중앙에 판매 공간 대신 150평 규모의 '북그라운드'를 만들고 2층에는 키즈그라운드를 배치했습니다. 장보는 곳을 넘어 쉬고 즐기는 곳으로 변화시킨 겁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2026년 신년사 영상 캡처. /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2026년 신년사 영상 캡처. / 사진=신세계그룹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은 신세계그룹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지역밀착형' 복합쇼핑몰입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난해 12월 파주 운정신도시 아파트 단지 한복판에 연 이 점포는 주민들이 도보로 방문할 수 있는 '문 앞 복합쇼핑몰'을 표방합니다.

두 곳의 공통점은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역량을 활용해 공간 혁신을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은 이마트에 스타필드의 공간 기획 능력을 결합했고,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은 지역밀착형 복합쇼핑몰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선보였죠.


이곳들은 정 회장이 올해 강조하는 핵심 전략을 보여주는 점포이기도 합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압도적 1등 전략'과 '패러다임 시프트'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는데요. 실제로 정 회장은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에서 "압도적 1등 전략을 더욱 치밀하게 펼칠 것"이라고 말했고요.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에서는 "고객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성과와 확장

신세계그룹 이마트부문이 이런 신규 모델을 강조하는 것은 기존 이마트 사업만으로는 한계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마트는 최근 몇 년간 온라인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습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2589억원에서 2023년 1880억원, 2024년 1218억원으로 2년 연속 급감했습니다. 신세계그룹 최대 위기라고 불리기까지 했죠.

이 시기 취임했던 정 회장이 내린 결론은 '본업 회귀'와 '공간 혁신의 결합'이었습니다. 온라인과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공산품은 과감히 줄이고 경쟁력 있는 신선식품을 강화하되 고객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대폭 확대하는 전략입니다.

지난 1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을 찾아 책과 커뮤니티 공간이 어우러진 ‘센트럴 파드’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신세계그룹

지난 1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을 찾아 책과 커뮤니티 공간이 어우러진 ‘센트럴 파드’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신세계그룹


이런 전략을 도입한 신규 모델들은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8% 증가했고요. 방문객수도 22% 늘었습니다. 이마트 전체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했죠.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은 오픈 한 달여 만에 1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화제라고 하네요.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현장경영 공개를 통해 검증된 모델을 대내외에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죠. 실제로 이마트는 스타필드마켓 모델을 다른 대형점으로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미 일산점과 경산점에서 스타필드마켓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스타필드 빌리지 역시 서울 가양동, 충북 청주, 대전 유성, 경남 진주 등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정 회장이 제시한 새로운 모델이 이마트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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