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아시아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트럼프 '평화위' 다보스서 출범...주요국, 참여 거부·보류 냉담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원문보기

트럼프 '평화위' 다보스서 출범...주요국, 참여 거부·보류 냉담

속보
"은값, 온스당 100달러 사상 첫 돌파"<로이터>


트럼프 "59개국 참여"...실제 참석, 20개국 안팎… 반쪽 출범
헌장 '트럼프 초대 의장'… 거부권·해산권 집중에 제왕적 권한 논란
유럽 등 주요국 불참 속 가자지구 넘어 세계 분쟁 개입 구상 시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새로운 국제기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헌장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새로운 국제기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헌장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AP·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기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가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공식 출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구가 유엔을 보완하거나 긍극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했으나, 주요 서방 동맹국들이 불참하거나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시작부터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 트럼프 "모두가 참여 원한다"...실상은 '반쪽 출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포럼 행사장에서 열린 헌장 서명식에서 "모두가 이 기구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 이것은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를 위한 것"이라며 총 59개국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서명식 직후 헌장이 발효돼 공식적인 국제기구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P통신·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장에서 파악된 실제 참석 정상 및 고위 관료는 약 19~20개국에 불과했다.

참여국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 정상이 친트럼프 성향인 일부 국가들과 아제르바이잔·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튀르키예·우즈베키스탄 등 중동·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에서는 헝가리와 불가리아만이 참석했다.

영국·프랑스·독일·노르웨이·스웨덴 등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들은 대부분 참여를 거부하거나 유보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출범이 "동맹국들의 불화 속에 강행됐다"며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66개 국제기구에서 탈퇴했고,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 시도로 불거진 유럽과의 갈등이 저조한 참여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새로운 국제기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헌장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새로운 국제기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헌장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EPA·연합



◇ 헌장 3조 2항 "초대 의장, 도널드 J. 트럼프"… 제왕적 권한 논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평화위원회 헌장 초안에 따르면 이 기구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를 띠고 있다.


헌장 3조 2항은 "도널드 J. 트럼프가 초대 의장을 맡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임기 제한이나 교체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원할 때까지 의장직을 유지할 수 있으며 후임 의장 지명권까지 갖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의장은 거부권 행사, 의제 승인, 위원 초청 및 위원회 해산 권한 등 막강한 힘을 가진다.

NYT는 이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국제 체제를 해체하고, 트럼프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마크 웰러 영국 케임브리지대 국제법 교수는 "이는 유엔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며, 한 개인이 자신의 형상대로 세계 질서를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새로운 국제기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새로운 국제기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AP·연합



◇ 유럽의 반발과 '관세 협박'… 엇갈리는 셈법

전통적 서방 동맹국들의 반발은 거세다. 특히 프랑스가 "유엔을 대체하려는 기구에는 참여할 수 없다"며 불참 의사를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주고받은 사적인 문자 메시지를 트루스소셜에 공개하고 "프랑스산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외교적 마찰을 빚기도 했다.

막심 프레보 벨기에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백악관이 벨기에를 서명국 명단에 포함하자 즉각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유보적인 입장"이라며 이를 부인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 일부 인사는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 재개" 등을 조건으로 내걸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 푸틴의 '10억 달러' 제안과 딜레마

침략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동시에 초청받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 함께 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적극적인 구애를 보내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에 의해 동결된 러시아 국유자산 10억달러(1조4700억원)를 해제해 이를 평화위원회 기여금으로 내겠다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범 첫해 10억달러 이상을 기여하면 '영구 회원국' 자격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어, 사실상 미국이 동결 자산을 풀어주면 그 돈으로 생색을 내며 기구에 합류하겠다는 셈법이다.

◇ 가자지구에서 세계로?...불투명한 미래

당초 평화위원회는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기구로 구상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전 세계 분쟁 개입을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서명식에서 "가자지구에서 성공하면 다른 사안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다보스에서 "가자지구 투자는 위험하지만 필요하다"며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가 선행되지 않으면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WP는 "트럼프가 유엔의 기능을 축소하고 자신이 주도하는 기구로 대체하려 하지만, 광범위한 국제적 합의 없이 한 사람의 의지에 의존하는 기구가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초청을 받았으나 현재 참여 여부를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