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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탄지(Rudolph E. Tanzi)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대 신경학과 교수 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뇌 건강센터 공동 소장은 신경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규명하는 연구 분야의 선구자로 통한다. 그는 치매의 가장 흔한 유형인 알츠하이머병 관련 주요 유전자 3개를 발견한 것으로 유명하다. 연구 경력만 46년. 그는 수백 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퇴행성 뇌 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탄지 교수는 수면(Sleep), 스트레스 관리(Handling stress), 인간관계(Interaction), 운동(Exercise), 식습관(Diet), 학습(Learning)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뇌 건강 생활 개입 전략 ‘SHIELD’의 설계자이기도 하다.
올해 67세인 그는 자신의 연구를 일상생활에 적용한 덕에 정신적으로 예리하고, 신체적으로 활발하며, 일에 깊이 몰입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탄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를 통해 ‘SHIELD’란 무엇이며, 이를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를 들려줬다. 건강한 노화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위해 그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1. 수면(Sleep)
매일 밤 7~8시간의 질 좋은 수면을 목표로 하라. 충분한 수면은 뇌 기능과 기억력 유지에 필수적이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는 기억을 공고히 할 뿐 아니라, 뇌 속 독소를 씻어낸다.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끈적한 물질인 아밀로이드 독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 물질은 보통 증상이 나타나기 20년 전부터 쌓이기 시작하는데, 깊은 잠을 잘 때마다 이를 세척하는 셈이다”라고 탄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매일 밤 같은 시각에 잠자리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기상 시간 기준 최소 7시간의 수면 확보를 원칙으로 삼는다. 잠들기 1시간 전에는 TV를 끄고, 스마트폰 사용도 멈춘다.
“나는 하루 7시간 이상의 수면을 거의 종교적으로 지킨다.”
잠을 5~6시간밖에 못 잤다면 기력 회복을 위한 낮잠을 권했다.
“사무실에서 잠깐 자다가 책상에 침을 흘리는 정도라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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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트레스 관리(Handling stress)
만성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라. 이는 인지 기능 저하 가속과 연관돼 있다.
그는 “스트레스는 뇌에서 독성 화학 물질 코르티솔을 분비하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를 한동안 방치하면 불안을 느끼기 쉽고, 이메일에 즉각 반응해야 하는 환경 등 정보화 시대의 끊임없는 요구가 현대인에게 전례 없는 수준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그는 우려한다.
그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명상이다.
그는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잡생각과 혼잣말, 걱정과 후회, 미래에 대한 계획 같은 ‘생각의 소음’이 스트레스를 만든다”라고 말한다.
인간은 말로 소통하기에 머릿속에서도 단어와 문장이 끊임없이 떠오르기 쉽다.
탄지 교수가 제안하는 한 가지 요령은 편안히 앉아 눈을 감고, 단어와 문장이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대신 이미지만 떠올려보자.
그는 “한두 시간에 한 번쯤 눈을 감고, 머릿속에 무엇이 떠오르든 괜찮으니 ‘말’만 들리지 않게 명상을 해보자”라고 제안했다.
그는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를 불안해하는 것 또한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게 해 뇌에 해롭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대 신경과학은 ‘끊임없는 인정 욕구가 스트레스 회로를 과자극해 장기적 뇌 건강을 해친다’라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부연했다.
3. 인간관계(Interaction with friends)
활발한 사회적 교류를 유지하라. 외로움은 신경퇴행성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돼 있다.
“반드시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라. 그것이 뇌가 좋아하는 자극이다. 싫어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는 스트레스다. 스스로에게 ‘매주 가족이나 동료가 아닌 사람들과 얼마나 자주 교류하는가?’라고 물어보라.”
그는 바쁜 일정 때문에 직접 만나기 어렵더라도 카톡이나 전화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나는 하루에 두세 그룹과 짧게 교류한다. 소셜미디어도 뇌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4. 운동(Exercise)
규칙적인 신체활동으로 뇌 혈류를 늘리고 새로운 신경 연결 생성을 돕는다.
“운동은 두 가지 효과를 준다.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을 유도하는데, 이는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는 뇌 영역에서 일어난다. 또한 근육 형성과 혈류를 늘려 아밀로이드(알츠하이머 연관 단백질)를 분해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한다.”
그는 격일로 사무실에 둔 실내 자전거를 분당 80~90회전 속도로 30분간 타고, 다른 날에는 동네를 걷는다.
턴지 교수는 직장(MGH) 동료들이 작년 11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발표한 걷기와 뇌 건강 관련 연구를 언급하며 하루 1000보를 더 걸을 때마다 알츠하이머 발병을 1년 늦춘다는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의 핵심 결과는 “하루 3000~5000보를 걷는 사람은 3000보 미만으로 걷는 또래보다 인지 기능 저하가 평균 3년 늦게 나타났고, 5000~7000보를 걸을 때 그 보호 효과가 가장 커 평균 7년 지연되는 것으로 관찰됐다”라고 밝혔다.
5. 새로운 것 배우기(Learning new things)
새로운 활동에 도전해 신경 회로를 강화하라.
“새로운 것을 배우면 시냅스(신경세포 간 연결 부위)가 새로 만들어진다. 그 수는 수십 조개에 달한다. 이 연결들이 신경망을 구성하여 모든 기억을 저장한다. 인지 기능 저하나 치매가 생기는 이유는 시냅스가 쇠퇴하기 때문인데, 지금 우리가 하는 활동들은 바로 이 시냅스 예비력을 쌓는 과정이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모험심이 줄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해 같은 방식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는 데, 이는 같은 시냅스만 반복 사용하게 돼 뇌에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탄지 교수는 키보드 연주자이기도 하며, 직접 작곡도 한다. 다큐멘터리 시청, 독서, 팟캐스트도 즐긴다.
실제, 악기 연주뿐 아니라 미술·공예 같은 예술 활동, 글쓰기, 춤 같은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활동이 인지 기능 유지와 연관 된다는 관찰 연구 근거가 있다.
루돌프 탄지 하버드 의대 교수 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뇌 건강센터 공동 소장. 사진=MGH 제공. |
6. 식단(Diet)
뇌 건강에 좋은 식단을 유지하라.
“장내 미생물을 건강하게 만드는 식사가 가장 중요하다. 이들이 적절한 비율로 균형을 이루면, 실제로 장에서 생성된 대사 산물이 뇌로 전달되어 아밀로이드 플라크(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 병리) 제거와 신경염증 완화에 관여한다.”
언뜻 보면 상관없어 보이는 장과 뇌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장-뇌 축’ 이론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그는 과일, 채소, 올리브오일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을 선호하며, 완전 채식주의자에 가깝지만 가끔 피자도 즐긴다.
그는 “매일 비건 식단이라는 ‘약’을 챙겨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간식을 먹을 때는 보통 사과나 배 한 조각, 그래놀라, 견과류나 씨앗류를 선택한다.
“장 속 미생물은 감자칩이 아닌, 바삭한 자연식품을 좋아한다.”
탄지 교수가 말한 감자칩처럼 바삭한 자연 식품은 견과류·씨앗류·자연 상태의 채소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저가공 식품을 가리킨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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