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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중 시위대 목격한 중국인들 “일부 한국인일 뿐” “다신 안 가” 갈려[마가와 굴기 넘어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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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중 시위대 목격한 중국인들 “일부 한국인일 뿐” “다신 안 가” 갈려[마가와 굴기 넘어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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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30이 본 한국과 혐중
제주국제공항에 마련된 여객 선호 브랜드 거리에서 관광객들이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제주국제공항에 마련된 여객 선호 브랜드 거리에서 관광객들이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우리 모두 엑소의 팬이었어요.”

중국 남부 도시 광저우에 사는 케이(29)는 자신의 10대 시절은 K팝과 한국드라마를 빼고는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K팝 스타들이 왜 그렇게 좋았는지 모른다. 케이는 “그 시절 엑소가 가장 쿨했다”고만 답했다.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케이는 지금도 ‘신서유기’ 등 한국 방송을 종종 본다. 한국 방송인들은 진행 실력이 뛰어나고 TV프로그램이 특별히 계몽적 메시지 대신 즐거움을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좋아한다. 한글을 모르지만 순전히 귀로 들으며 한국어를 익혔다. 한국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말을 걸고 2023년에는 제주 여행도 다녀왔다.

케이에게 최근 한국의 ‘혐중 현상’을 묻자 “그런 사람 어디에나 있다. 중국인도 한국 싫어하는 사람 있으니까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산둥성 출신 페이(30) 역시 10대 시절 한국드라마에 푹 빠져 지냈다.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그는 여전히 한국 문화를 좋아하지만 ‘혐중’에 대한 생각은 케이와 달랐다. “지난해 한국에 갔다가 혐중 시위대를 봤어요.” 자세히 말하고 싶지 않다는듯 당시를 떠올리던 페이의 표정이 굳었다.

페이는 번역기 없이 한국어 기사와 댓글을 읽을 수 있다. ‘일부 한국인’이라고 생각해도 온라인을 덮은 날선 말이 마음을 후벼판다. 케이와 혐중에 대한 생각이 다른 결정적 이유다.


한·중 간 이슈가 있을 때마다 친구들이 종종 페이에게 의견을 묻는다. 2008년 강릉단오제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자 중국 온라인에서 ‘한국이 단오를 빼앗아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페이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것은 단오가 아니라 강릉단오제라는 지역 축제’라며 한국 입장에서 반박했다.

페이는 “나름대로 중국 내 한국에 대한 오해가 커지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요즘 혐중 현상을 보면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들어 한국 정치인들이 한·중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희망적”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혐중 현상은 중국 관영매체에서 전달하지 않는다. 혐중 현상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가 한국에서 시위를 목격한 중국인들은 웨이보에 ‘다시는 한국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해시태그를 올린다.


하지만 중국 현지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호감을 표하며 “혐중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렇게 답한 이들은 한국의 ‘혐중 세력’이 ‘단오를 빼앗겼다고 억지 주장하는 일부 네티즌’과 같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도 혐중 세력이 비웃음의 대상일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어거스트 리(38)는 “진실 속에서 자신이 왜소해지니까 국제적으로 자존감을 높이려는 사람 아니냐”며 “그런 사람은 중국에서도 비웃음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문제가 생기면 공개적으로 폭로하고 논의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리는 혐중과 관련 ‘한국 젊은이’보다 ‘젊은층이 처한 환경’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2000년 무렵에는 ‘세계는 하나다’라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나라 경제가 하강하니까 서로 경계하고 미워하는 분위기가 있다. 한·중·일 남자들끼리 특히 서로 싫어하지 않느냐”며 “여성들은 육아 등의 공통적 어려움이 있으니 서로 이해폭이 넓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30대는 중국중앙TV(CCTV) 황금시간대 한국드라마를 보며 자랐다. 반면 중국 20대에 한국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소위 ‘한한령’ 등 중국의 견제 조치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 대중문화도 즐길거리가 많아졌고 여행 선택지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대신 한국에 대한 관심 양상이 변했다. 대학생 첸(22)은 “우리 세대 한국 문화 마니아는 한국과 일본에 모두 관심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한국은 ‘선망의 대상’이라기보다 ‘공통의 문제를 겪고 있는 대상’”이라고 전했다. 페미니즘을 다룬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나 청년 문제를 다룬 황석영 작가의 <해질 무렵>이 중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배경으로 꼽힌다.

전문가 층위에서는 한국의 근현대사나 사회 제도에 대한 존중을 읽을 수 있다. 상하이외대 국제금융무역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장쥔제 연구원(29)은 한국 산업정책을 연구한다. 그는 “혁신은 미국에서 나오지만 실제 시장 점유율은 한국, 일본 기업들이 성공적이었다”며 “한국의 산업정책이 미국보다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등 중국이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에서도 한국은 자신만의 강점을 잘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장 연구원은 “(전문가나 한국 문화 마니아가 아닌) 일반적인 젊은 중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 한국은 TV드라마나 트럼프 등 국제 지도자들의 상호관계 속에서 다뤄진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에 대한 우호감정은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젊은이들의 한국에 대한 비호감은 대체로 문화적 문제와 얽혀 있다. 반면 K팝과 드라마, 화장품 등은 한국이 중국을 공략하는 무기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달 초 3박4일 순방에서도 강조됐다. 하지만 중국 젊은층의 ‘호감은 있지만 피상적인’ 한국 이해를 높이려면 더 나아가야 한다는 제언이다.

칭화대에서 한국사를 강의하는 하재영 연구원은 “일반인들은 한국에 대해 관심도 많고 대중적 우호도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면서 “아쉬운 것은 대학생을 포함한 일반 중국인들의 한국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매우 떨어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중국 대학 대부분 일본학 전임 교원이 있고 수준급 일본 연구를 하는 반면 한국학은 그렇지 않다보니 전반적인 한국에 대한 이해 저하로 이어지고 양국민이 만났을 때 오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전쟁이 ‘미국과의 최초의 대결’로 이해되고 있는 점을 단적인 예로 꼽았다. 반면 중국 대학생들이 한국의 산업화 과정이나 전태일 분신사망 등 70년대 노동운동 등에 대해서는 깊은 공감과 이해를 보였다며 “약간의 지원만 있더라도 저변을 넓힐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 내 혐중 현상은 아직 중국에서 대중적 화두는 아니다. 하지만 한국을 다녀온 유학생이나 한국어 전공자들에게 실체가 알려지고 있으며, 전문가 차원에서도 중요시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 및 글로벌젼략연구소는 지난 6일 ‘한·중 민간 인적교류 현황과 전망’을 다룬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둥샹룽 연구원은 “한국 Z세대 대부분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에 높은 점수를줬으나 낮은 호의도를 보였다”며 “이들은 중국 관련 부정적 정보의 대부분을 미디어로 접했다”라고 평가했다. 한·중관계가 경쟁적 요소가 강화된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그는 “한국 Z세대는 개인의 경험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중국 방문 등 인적 교류가 긍정적 인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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