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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전략 리셋…현대차, 박민우 체제로 다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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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전략 리셋…현대차, 박민우 체제로 다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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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값, 온스당 100달러 사상 첫 돌파"<로이터>
[최은총 기자]
박민우 신임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 사진=현대차그룹

박민우 신임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 사진=현대차그룹

"목표 앞에 자존심을 내려놔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미래자동차를 책임질 박민우 신임 사장이 내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다. 자신을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비유하며 모든 연주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내부 사정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전임자였던 송창현 전 본부장이 작년 12월 사임하며 생긴 혼란을 진정시킴과 동시에 미래차 사업 실패를 인정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송창현 전 본부장은 레거시 산업과 IT 업계의 벽을 언급하며 작년 12월 사임했다. 정의선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받았던 인물의 퇴장은 현대차의 SDV 실패를 증명하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송 전 본부장은 한때 현대차의 자율주행 내재화를 책임진 인물이다. 네이버 출신으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창업한 그는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와 함께 영입됐고 사장급인 AVP 본부장까지 맡으며 현대차그룹의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았다.

현대차그룹의 구상은 명확했다. 포티투닷이 선행 연구를 담당하고 AVP 조직이 이를 양산 소프트웨어로 전환하면 남양연구소에서 SDV를 개발하는 구조다. 전통 제조업에 IT DNA를 이식하는 시도인 셈이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누적 1조5000억원이 넘은 금액을 투입하며 그룹의 미래를 맡겼지만 테슬라와 웨이모 등 경쟁기업에 뒤처지며 잃어버린 5년이란 굴욕적인 꼬리표만 얻게 됐다.


송 전 본부장은 사임과 함께 전통 자동차 조직에서 겪은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는 "거대한 하드웨어 중심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DNA를 심고 차가 아닌 인공지능 디바이스를 만들겠다는 무모한 도전이 쉽지 않고 순탄치 않았다"며 "레거시 산업의 회사 사이에서 수없이 충돌했다"는 메시지를 포티투닷 조직원들에게 전하며 현대차 자율주행의 전권을 내려놨다.

일각에선 과거 샤오펑의 자율주행 기술을 써야 한다는 주장으로 정의선 회장에게 깊은 실망을 남기며 정 회장의 내재화 열망만 확인한 영입이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내재화와 상용화 둘 다 이룰 것, "외부 기술 도입 가능성도 열어둔다"


핸들을 이어 받은 박민우 사장은 상용화와 내재화라는 두 가지 트랙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 공식화했다. 박 사장은 "리더십은 누가 먼저 기술을 개발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시장에 확장했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고객이 즉각 체감할 수 있는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장기적으로는 SDV를 뒷받침할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빠른 상용화를 위한 외부 기술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며 현대차그룹의 방향성 재편을 공식화했다. 박 사장의 엔비디아와 테슬라에서의 경력과, CES 2026에서 정의선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한 장면은 협업을 통해 앞서나간 경쟁자들을 빠르게 따라잡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의지로 해석된다.


박 사장은 "때로는 우리의 기술이 사용되지 않을 수도 있고 나도 많이 경험해 봤다"며 "내재화된 기술이 시장 실행력을 뒷받침하고 시장에서 얻은 데이터와 피드백이 다시 내재화의 동력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AVP본부와 포티투닷을 원팀으로 묶으며 실행과 내재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박 사장은 "AVP는 실행, 포티투닷은 연구라는 식의 칸막이는 없다"고 말하며 벤츠와 엔비디아의 협력을 사례로 들며 파트너십을 넘어 완전한 공유와 믹스드팀이 될 것을 강조했다.

끝으로 현대차그룹의 비전도 공개했다. 박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술과 사람이 조화된 차세대 지능형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이 분야에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절대 강자로 인정받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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