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연출가 레이철 차브킨, 한국 초연 앞두고 직접 연출 나서
여성서사에 화려한 출연진…“배우들의 새로운 모습 볼 수 있을 것”
여성서사에 화려한 출연진…“배우들의 새로운 모습 볼 수 있을 것”
<렘피카>의 연출가 레이철 차브킨이 22일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있다. 주식회사 놀유니버스 제공 |
“저의 많은 믿음을 담은 작품 <렘피카>의 제2의 인생을 한국에서 시작하게 되어 굉장히 기쁩니다”
1920~30년대 파리를 휩쓴 미술양식인 ‘아르데코의 여왕’ 타마라 드 렘피카(1898~1980)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담아낸 뮤지컬 <렘피카>가 오는 3월 21일부터 6월21일까지 NOL씨어터 코엑스 우리은행홀에서 공연된다. 2024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이후 아시아 지역에서의 초연이다. 러시아 혁명과 세계대전이라는 혼돈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쟁했던 한 여성 예술가의 이야기다.
<렘피카>의 개막을 앞두고 내한한 레이철 차브킨 연출가는 22일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형적인 뮤지컬 문법을 깬 독창적인 작품”이라면서도 “렘피카의 그림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브킨은 현대 연극·뮤지컬 씬에서 가장 창의적인 연출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전통적 브로드웨이식 연출에서 벗어나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보이는 ‘미래주의적’ 연출가로도 알려져 있다. 그의 대표작 <하데스 타운>은 공연을 대사 없이 넘버로만 채우고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말을 거는 등 독특한 연출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하데스 타운>은 2019년 토니어워즈에서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8개 부문을 석권했고, 차브킨은 여성 연출가 최초로 최우수 뮤지컬 연출상을 받았다.
<렘피카> 역시 여느 뮤지컬들과 많이 다르다. 우선 <하데스타운>에서 보여줬던 관객 참여형 구성을 이어받았다. 한 노인 여성이 벤치에 앉아 관객과 대화하며 시작되는 공연은 무대에서 배우가 연기하는 것임에도 관객과 1대1로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뮤지컬에서 흔히 보이는 정석적인 선역과 악역의 남성도 <렘피카>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 때문인지 <렘피카>는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연출이 훌륭하다’는 평과 함께 ‘이야기가 산만하다’ 등의 지적을 받았다.
차브킨은 연출로서 렘피카의 그림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극 중 ‘우먼’이라는 곡이 흘러나올 때는 렘피카의 그림 ‘아마존’을 생각했어요. 뒤엉킨 여성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인데, 배우들이 특정 각도로 짓는 포즈나 앙상블로 구현했죠. 그 외에도 그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비대칭적인 느낌도 많이 볼 수 있을 겁니다.”
차브킨은 이 작품이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평단으로부터 엇갈린 평가를 받았던 것을 두고 “많은 비평가, 특히 남성 비평가들은 여성의 서사 안에서 남성이 특정 기능을 하지 않는 이야기를 낯설어했다”면서 “이 작품은 오페라틱한 감정과 현대적인 강렬함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이야기다. 한국 관객들은 렘피카의 이 낯선 여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렘피카>의 연출가 레이철 차브킨이 22일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 배우들과 대화하고 있다. 주식회사 놀유니버스 제공 |
뮤지컬은 타마라 드 렘피카 역에 배우 김선영, 박혜나, 정선아가, 라파엘라 역에 배우 차지연, 린아, 손승연이 캐스팅되는 등 국내 최정상급 배우들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차브킨은 “굉장한 여성 배우들이 함께할 수 있었던 건 여성이 중심이 된 공연 자체가 흔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서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배우들의 용기 있으면서도 절실한, 사뭇 다른 모습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집권 중인 정치 상황에서 뮤지컬을 통해 “인류가 서로에게 어떻게 상처를 주고 있는지, 복합적인 현시대에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렘피카>는 전쟁과 같은 여러 순간을 생존해나간, 생존자의 이야기입니다. 좁게 보고 통치하는 정부 앞에 그녀가 가진 자유의지와 저항심을 가진 사람들 많이 나타나지 않을까요.”
뮤지컬 <렘피카> 공연 포스터. 주식회사 놀유니버스 제공 |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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