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엑스포츠뉴스 언론사 이미지

[단독] FA 등급제 무력화+시장 교란? KBO, '옵트아웃' 규정 신설 본격 추진→'재취득 4년' 규정도 손 본다

엑스포츠뉴스
원문보기

[단독] FA 등급제 무력화+시장 교란? KBO, '옵트아웃' 규정 신설 본격 추진→'재취득 4년' 규정도 손 본다

서울맑음 / -3.9 °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자유계약선수(FA) 규정이 완전히 뒤바뀔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옵트아웃 규정 신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자연스럽게 FA 재취득 4년 연수 규정에도 손을 보면서 FA 등급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당시 외야수 김재환이 FA 신청 없이 옵트아웃 요건을 발동했다.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김재환은 SSG 랜더스와 협상을 펼쳐 2년 최대 22억원에 계약했다. 첫 FA 계약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옵트아웃 요건을 발동해 보상선수와 보상금 없이 팀을 떠났다. 이를 두고 옵트아웃 요건을 발동한 게 FA 규정을 무력화하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김재환 계약뿐만 아니라 이미 체결된 FA 계약 사례에서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계약이 다수 존재한다. 올겨울 FA 시장에서도 투수 조상우가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와 2년 뒤 조건부 옵트아웃 발동 계약을 맺었다. 개인 성적에 따라 옵트아웃 발동 요건을 얻는 구조다.

그동안 FA 시장에선 등급제에 따라 협상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장 보상이 빡빡한 A등급(20인 보호명단 외 보상선수 1명과 보상금 직전 시즌 연봉 200% 혹은 연봉 300%) 선수들의 경우 다른 구단들이 영입하려면 꽤 큰 지출이 불가피했다. B등급(25인 보호명단 외 보상선수 1명과 보상금 직전 연봉 100% 혹은 연봉 200%) 선수들 역시 이적이 쉽지 않았다. 특히 30대 초중반 나이 때 A등급 계약을 맺었다면 두 번째 FA 나이 때 B등급으로 나오는 자체가 부담이었다.

자연스럽게 구단과 선수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면 옵트아웃 요건을 넣는 게 이제는 이상하지 않은 일이 됐다. 구단은 계약 연수를 줄여 예산을 절감하고 장기 계약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선수로서는 계약 금액 및 기간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보상 조건 없이 자유의 몸으로 더 좋은 계약을 노릴 만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옵트아웃 규정이 KBO 규약에 명확하게 없는 점이 문제다. 현재 옵트아웃 발동으로 KBO리그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되는 선수는 원소속팀과 다음 시즌 잔류 협상이 불가능하다. 선수로서는 선택지가 하나 사라지는 셈이고, 원소속 구단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계획보다 더 적은 금액으로 잔류 계약을 이끌 기회가 사라진다.





KBO는 향후 옵트아웃 계약이 더 빈번해질 흐름 속에서 옵트아웃 규정 신설에 나설 계획이다. KBO는 지난해 김재환 옵트아웃 발동 논란 이후 10개 구단 현장 실무진의 의견을 모았다. 옵트아웃 계약 자체를 막을 수 없는 데다 구단들도 보다 더 명확한 옵트아웃 규정 신설에 뜻을 같이 했다.

KBO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옵트아웃 규정 신설과 관련해 몇 차례 실무자 회의와 미팅을 이어오고 있다. 구단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이르면 올 시즌 초반 시기에 옵트아웃 규정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만약 옵트아웃 규정이 새로 만들어진다면 기존 FA 등급제 도입 의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대부분 경쟁력이 있는 FA 선수들은 다른 팀 이적 가능성이 더 커지는 옵트아웃 계약을 선호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거기에 케케묵은 과제였던 FA 재취득 4년 연수 규정도 손 볼 명분이 생길 수 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FA 재취득 4년 규정이 비정상적인 FA 시장 과열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일 수 있다"며 "결국 공급이 많아야 시장가가 내려간다. 보상이 부담스럽지 않은 더 많은 선수 선택지가 있다면 구단들도 시장 소수 매물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경쟁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KBO리그 구단들도 과거 절대 폐지 반대였던 FA 4년 재취득 연수 규정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가 감지된다. 옵트아웃 규정 신설과 함께 FA 4년 재취득 규정도 손을 보자는 구단들의 의견이 확연하게 많아진 까닭이다.


KBO 관계자는 "옵트아웃 규정 신설 논의 과정에서 FA 재취득 4년 연수와 등급제 규정 수정에 대해서도 구단들과 협의를 해야 한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재취득 연수 규정에 대해 생각이 바뀌는 구단들이 생기고 있다. 옵트아웃 계약이 더 많아질 수 있는 흐름 속에서 현재 재취득 규정을 유지하는 게 맞을지 더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FA 등급제와 FA 재취득 4년 연수 규정은 FA 시장을 더 폐쇄적으로 만들고 소수 매물의 몸값만 더 뛰어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무엇보다 샐러리캡이라는 과다 예산 지출 억제 규정이 있는데 FA마저 보수적인 제도를 유지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 구단으로서도 소위 말하는 'FA 먹튀'를 줄이기 위해선 옵트아웃 제도 신설로 장기 계약 리스크를 줄이는 게 긍정적인 방향이다.

과연 KBO가 옵트아웃 조항 신설과 함께 FA 4년 재취득 연수와 등급제 규정까지 손을 보면서 선수 시장에 개방적인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