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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세계경제포럼’이 脫다보스 검토하는 이유

조선비즈 김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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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세계경제포럼’이 脫다보스 검토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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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려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이 개최지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개최지가 바뀔 경우 WEF의 별칭도 달라질 수 있다.

지난 19일(현지 시각)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로고 / 로이터=연합

지난 19일(현지 시각)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로고 / 로이터=연합



21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블랙록 회장이자 세계경제포럼 이사회 임시 공동 의장인 래리 핑크는 WEF를 다보스에서 영구적으로 이전하거나 여러 도시를 순환하며 개최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했다.

앞서 핑크 회장은 블로그를 통해 “WEF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현대 세계가 실제로 만들어지는 현장에 가서 듣는 것”이라며 “다보스도 그렇지만 디트로이트, 더블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같은 곳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보스 포럼이 지나치게 엘리트 중심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소식통 4명은 핑크 회장이 정치·경제 지도자에 국한되지 않고 접근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포럼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보스는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작은 휴양 도시로, WEF이 1981년부터 이곳에서 열리기 시작하면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수십 년간 WEF 개최지로 사용된 만큼 다보스는 역사적 의미가 깊으며, 포럼을 통해 지역 관광 수입과 투자 유치에도 큰 기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WEF이 개최지 변경을 검토하는 이유는 포럼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소도시인 다보스의 수용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숙박 시설 부족과 막대한 보안 비용, 제한적인 물리적 인프라 등은 다보스 포럼의 고질적인 문제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초창기 444명에 불과했던 참석자는 올해 국가원수 등 정상급 인사 64명을 포함해 130여 개국에서 약 3000명으로 늘어나 약 7배 증가했다.


한 고위 임원은 이번 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다보스로 이동하는 데 3시간 반 동안 교통 체증을 겪었다며, “WEF가 이미 다보스의 수용 한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WEF가 다보스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열린 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2년에는 9·11 테러 이후 연대감을 표명하기 위해 1년간 개최지를 뉴욕으로 옮긴 바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이후 논의가 중단됐다.

다보스포럼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다보스가 입게 될 경제적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 장크트갈렌대 연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WEF는 다보스 지역 경제에 약 6000만 프랑(약 1110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다보스시 입장에서는 포럼이 영구적으로 이전할 경우 식당과 술집, 호텔 등이 평소처럼 몰려드는 방문객을 잃게 돼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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