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수도권에 생활폐기물을 직매립할 수 없다. 당장 문제가 생긴 건 수도권, 특히 서울이다. 인천에 있는 수도권 매립지는 연한이 다 된 데다 소각장은 부족해서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민간 업체와 계약해 다른 지역의 소각장에서 서울시 쓰레기를 태우고 있다. 쓰레기는 서울에서 나오지만 쓰레기를 태울 때 나온 탄소는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셈이다. 이래도 괜찮은 걸까.
소각장에서는 쓰레기를 태우면서 탄소가 발생한다. [사진 | 연합뉴스] |
서울시 수도권 매립지엔 올해부터 생활폐기물을 직매립할 수 없다. 모든 폐기물은 소각 후 매립해야 한다. 때마침 서울시의 생활폐기물을 묻는 '인천 매립지'의 연한이 2025년을 끝으로 다됐다.[※참고: 서울, 인천, 경기도의 생활폐기물은 '인천 매립지'에 묻는다.]
이에 따라 서울시 서초구, 마포구, 영등포구, 동작구 등은 지난해 12월 매립지에 반입할 수 없는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서초구는 570톤(t) 규모의 건축폐기물, 마포구와 영등포구는 생활폐기물 등 반입불가 쓰레기, 동작구는 수도권매립지 반입불가 폐합성수지류를 민간에 위탁했다(표①). 민간업체의 역할은 서울시 각 자치구에서 나온 생활폐기물을 서울 또는 서울 외 지역의 소각장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계약 기간은 1년, 조건도 달았다. 어떤 자치구에서는 '이유 불문'하고 업체가 쓰레기 수용을 못할 경우에는 불이익을 준다는 조항을 포함했다(표②). 이에 따르면 어떤 일이 발생해도 민간업체는 매립지로 가지 못한 쓰레기를 자체 해결해야 한다.
운송에도 촘촘한 조건을 내걸었다. 수도권에 있는 소각장으로 갈 경우 지자체가 차량 운행을 책임지지만 그외 지역으로 갈 때는 업체가 운송을 책임져야 한다. 서울에서 차를 보내지 않겠다는 얘기다.
모든 지자체에서 서울시와 같은 문제에 부딪혔을까. 아니다. 경기도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기 전부터 지자체 내에 폐기물처분시설(소각장)을 늘려왔다. 태워서 버려야 할 쓰레기가 늘어나는 만큼 이 소각 과정을 보충하기 위한 시설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화성, 양주, 성남시에서 폐기물처분시설은 2406㎡(약 729평) 늘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수도권 지자체만이 아니다. 다른 지자체들도 폐기물처분시설을 계속 늘렸다. 충북도가 대표적이다. 충북도의 폐기물처분시설은 같은 기간 3만5951㎡(약 1만894평) 증가했다. 다음은 전남도(1만1508㎡ㆍ약 3487평), 경북도(9957㎡ㆍ약 3017평), 부산광역시(8306㎡ㆍ약 2516평), 전북도(4984㎡ㆍ약 1510평), 충남도(1097㎡ㆍ약 332평), 울산광역시(943㎡ㆍ약 285평), 강원도(176㎡ㆍ약 53평) 순이었다(표③).
물론 대전광역시, 세종자치시, 대구광역시, 광주광역시처럼 폐기물처분시설을 늘리지 않은 지자체도 있지만, 서울시의 문제는 다르다. 서울시는 2025년 내내 폐기물처분시설을 인허가하지 않았다. 언급했듯 인천 매립지의 연한이 2025년 사실상 끝났지만 이를 보완할 소각장 건설 계획은 세우지 않은 거다. 서울 몇몇 자치구가 민간업체에 '무리한 조건'을 내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와 다른 지자체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징후는 벌써 나타났다. 서울시가 민간업체를 통해 생활폐기물을 다른 지역의 소각장에 보내자 해당 지자체들이 '영업정지 처분'을 꺼내들었다. 서울시가 '발생지 처리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폐기물관리법 5조 2에 따르면, 지자체는 지역 내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을 해당 지자체 내 광역 폐기물처리시설에서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지역 내에서 해결이 안 된다면 다른 지자체와 '협의'를 해서 처리할 수 있지만, 서울시는 민간업체와 계약하면서 이 절차를 밟지 않았다.[※참고: 폐기물관리법 48조, 65조 등은 각 지자체에서는 폐기물 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을 경우 폐기물 반입 정지 등을 명령하거나 위반 업체에 영업정지 처분을 할 수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서울시의 늑장 대응은 탄소 배출 감소 정책에도 역행한다. 서울 내 소각장에서 쓰레기를 태운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서울시의 몫이다. 하지만 서울 외 소각장에서 소각하면 다른 지자체에 부담을 준다. 쉽게 말해 예산을 들여 소각장을 늘린 지역에 '부담'을 전가하는 셈이다(표④).
[자료 | 국토교통부, 참고 | 2025년 1~11월 누적 기준] |
더 심각한 점은 인천을 대체할 매립지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거다. 대체매립지 4차 공모는 지난해 10월 10일 마감했고, 매립지를 조성ㆍ운용할 업체 2곳이 응모했다. 업체들은 최대 1300억원의 주민편익시설, 100억원의 주민지원기금 제공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표⑤), 정작 후보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지자체가 신청하더라도 주민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와 함께 서울 쓰레기 중 상당수는 서울 외 지역에서 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직매립 금지 원칙은 지켜질 수 있을까. 서울은 다른 지역에 쓰레기를 버리고 책임지지 않는다는 오명을 씻어낼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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