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간 성장률 1.0%, 4분기 0.3% 역성장
기저효과·건설투자 부진 겹쳐 4분기 마이너스
정부 예산 확대·소비 회복…올해 1.8% 전망
기저효과·건설투자 부진 겹쳐 4분기 마이너스
정부 예산 확대·소비 회복…올해 1.8% 전망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에 그친 것은 건설투자 부진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부문이 성장에 중립적인 수준만 유지했더라도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까지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은 22일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설명회에서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데에는 건설투자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며 “만약 건설이 중립적이었다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전 분기 대비 0.3% 감소하며 역성장을 기록했고, 연간 기준 성장률은 1.0%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였던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사진 왼쪽부터) 이현영 지출국민소득팀장, 이동원 경제통계2국장, 박창현 국민소득총괄팀장, 이예지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사진=한국은행) |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은 22일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설명회에서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데에는 건설투자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며 “만약 건설이 중립적이었다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전 분기 대비 0.3% 감소하며 역성장을 기록했고, 연간 기준 성장률은 1.0%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였던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4분기 성장률 둔화의 배경으로 높은 기저효과를 함께 지목했다.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이 1.3%로 높았는데, 이를 연율로 환산하면 5.4%에 달해 4분기에는 성장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건설투자 부진이 겹치면서 성장률을 추가로 끌어내렸다는 평가다.
다만, 연간 성장 흐름 자체는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재작년 2분기 이후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미약했고, 지난해 1분기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역성장까지 나타났지만 이후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빨랐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조금씩 상향 조정해 왔다”며 “4분기에 역성장을 했음에도 연간 기준으로 1.0% 성장을 기록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단기적인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민간소비와 재화 부문, 수출이 지난해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 예산이 전년 대비 3.4% 증가한 점도 성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이례적으로 성장을 크게 제약했던 건설 부문의 부담이 올해는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이러한 요인을 종합해 올해 성장률을 현재 1.8%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9%로 전망하고 있다.
이 국장은 “건설투자 개선 여부에 따른 성장률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며 “오는 2월 경제전망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국장 등과의 일문일답이다.
-연간 성장률과 4분기 성장률을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설명해 달라. 성장 부진과 관련해 미국 관세, 반도체 수출, 민간 회복 지원금은 각각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반도체 수출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어느 정도로 봐야 하는지도 설명해 달라.
△4분기 성장률은 0.28%, 연간 성장률은 0.97%다. 작년 1분기에는 관세, 계엄 등 정치적 불확실성 영향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영향을 설명할 수 있다. 관세나 정책 효과를 정확히 분리해 수치로 발라내기는 어렵다. 당초 1.5% 성장을 예상했던 상황에서 관세 등의 요인이 작용했다는 정도로 이해해 달라.
민간 회복 지원금, 소비 쿠폰 효과는 별도 조사를 통해 설명할 수 있는 자리가 있을 것이다.
반도체 수출은 작년 연간 성장률에 0.9%포인트 기여했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성장을 못 했다고 단순하게 보기는 어렵다.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원재료 수입이 함께 필요하다. 예를 들어 100을 생산하면 약 40은 수입해야 한다. 이런 차감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0.1%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3분기 성장률이 워낙 높았는데 기저효과를 수치화할 수 있는지, 4분기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안 좋았던 이유, 설비투자 흐름을 설명해 달라. 수출 기여도가 -0.1%포인트인데 언제 이후로 최저 수준인지도 궁금하다.
△기저효과를 수치로 정확히 환산하기는 어렵다. 기저효과가 반영된 GDP 항목은 민간소비와 재화소비다. 이 두 항목은 2~3분기에 빠르게 증가했던 영향이 크다.
건설투자는 3분기에 기대하지 않았는데 전기 대비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공사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건축·재개발 수주 잔고는 많지만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발주자인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협상이 지속되는 영향도 있다.
설비투자는 작년 1~3분기까지 법인용 자동차 투자가 좋았는데, 4분기에 조정이 나타났다. 수출의 최저 기여도는 과거 -1.4%포인트까지 내려간 적이 있다.
-반도체 수출 기여도가 0.9%포인트라면 사실상 성장을 못 했다고 봐도 되는지, 향후 성장이 정부 주도 드라이브인지 궁금하다. 4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인데 주가는 오른 이유, 증시 상승과 성장률의 관계도 설명해 달라.
△정부 예산이 늘어난 부분이 기여는 하지만, 정부가 성장을 주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도체 수출은 분명히 호조를 보였다. 다만 4분기에는 물량 증가보다는 가격 상승 효과가 컸다.
과거에는 반도체 업체들이 선투자를 통해 호황을 준비했다면, 지금은 최대한 동행성 투자에 가깝다. 초과 수요 상태지만 공급 능력이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다.
향후 반도체 공장 증설 등 건설투자가 진행되면 공급 케파가 늘어나면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주식시장과 관련해서는 생산 측면에서 금융·보험업 성장률이 0.2% 높게 나타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작년같은 경우 성장률 1.0%중에 IT제조업이 0.6%이고, IT제조업을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이 0.4%다. 기여도는 그렇게 이해하는게 낫다.
-4분기에는 관세 타결 직후 환율이 급등했는데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반도체와 승용차 수출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 국면인데도 4분기 수출이 마이너스인 것은 기저효과 때문인지.
△2~3분기에는 물량이 수출을 주도했지만, 4분기에는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저효과와 함께 가격 효과가 반영됐다.
자동차 수출은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작년 4월 말 이후 전기차 소비가 둔화됐다. 이에 따라 유럽 쪽으로 수출이 늘었지만, 4분기에는 중국과의 경쟁으로 점유율 압박을 받았다.
기계장비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수요 부진과 관세 영향이 반영되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분기에 추석이 포함돼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는데 계절적 요인이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올해 분기별 성장 흐름은 어떻게 보면 되는지.
△4분기 특징은 전망과 대체로 부합한다. 다만 높은 성장 이후에도 플러스를 유지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영업일수 등은 계절조정을 통해 제거했기 때문에 전기 대비 성장률에는 큰 영향이 없다. 전망을 담당하는 부서는 아니지만, 연간 1.8~1.9% 성장을 달성하려면 분기 평균으로 0.45% 정도 성장하는 흐름으로 이해하면 된다.
-4분기 건설투자가 왜 이렇게 부진했는지, 올해도 성장률 제약 요인이 될지 근거와 배경을 설명해 달라.
△SOC 예산은 전년 대비 1조7000억원 증가했다. 반도체 공장 증설, AI 투자 확대 등은 상방 요인이다.
건설투자는 연간 기준으로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보지만, 큰 폭의 플러스 전환은 어렵다. 공사비가 여전히 높고, 지방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제약이 있다. 다만 중립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본다. 정부가 상반기 집행을 집중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GPU 구매와 R&D 관련 예산도 많이 늘어 정부 투자 중심으로 일부 반영될 것이다.
-민간소비가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승용차를 제외하더라도 소비가 견조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느냐.
△승용차 소비는 전기차 보조금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된 영향이 크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소비가 줄었다. 다만 소비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 수출은 반도체가 버텨주고 있고, 소비는 정책 효과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4분기에 플러스 증가를 유지했다. 1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속보 추계 단계에서는 자료가 완비되지 않았지만, 재화 소비 가운데 내구재를 제외한 준내구재·비내구재는 증가했다. 특히 비내구재, 식료품 소비가 상당히 좋아졌다. 승용차는 마찰 요인이 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