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의 한 주택가에 빌라가 밀집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
대한주택건설협회는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임대보증금보증 가입 시 적용되는 ‘HUG 인정 감정평가 제도’의 합리적 개선을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협회는 현 제도가 전세사기 방지 목적을 넘어 건설임대시장 전반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와 HUG는 2023년부터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감정평가금액 적용을 제한하고 주택가격 담보인정비율을 낮췄다. 문제는 전세사기와 구조적으로 관련이 없고 보증사고율이 0.5% 미만인 민간 건설임대주택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협회에 따르면 HUG가 감정평가를 직접 의뢰하는 방식이 2024년 10월 이후 모기지보증과 공공지원 민간임대 등에 우선 적용되면서 감정평가액이 종전 대비 20∼30%가량 낮게 산정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2025년 6월 이후 임대보증금보증 가입 전반으로 확대되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행 법령은 KB시세와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 시세 등 ‘시세’ 활용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감정평가는 담보취득용 평가 방식이 적용돼 시세의 약 80% 수준으로 제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저평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 협회의 주장이다.
민간 건설임대주택은 최초 임대 시점부터 10년 이상 장기임대를 전제로 자금 계획을 세우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감정평가금액이 급락하면 임대사업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임대보증금 반환 부담이 발생한다. 정상적인 임대사업 지속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회는 임대사업자의 흑자부도와 파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임차인의 보증금 분쟁과 주거 불안이 확대될 수 있고 HUG의 대위변제 증가로 재정 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부 중견 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제도 개선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우선 임대보증금보증용 HUG 인정 감정평가 목적을 담보취득용이 아닌 일반거래용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올해 6월 말까지 한시 적용 중인 일반거래 목적 평가를 기간 제한 없이 유지해 달라는 요구다.
아울러 근본적인 개선책으로 민간임대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제안했다. HUG가 직접 감정평가를 의뢰하는 방식이 아니라 감정평가사협회를 통한 제3자 추천과 의뢰 방식으로 전환해 달라는 내용이다.
협회는 “전세사기 방지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건실한 건설임대시장까지 과도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임대시장 안정과 주택 공급 기반 유지를 위해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합리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투데이/조유정 기자 (youjun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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