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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 닥쳐서 준비하면 늦는다"…의결권 대행사 '선점 경쟁' 점화

아시아경제 장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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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 닥쳐서 준비하면 늦는다"…의결권 대행사 '선점 경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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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상장사들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상법 개정 논의와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 소액주주 플랫폼의 조직화가 맞물리며 올해 주총이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표 대결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증된 의결권 대행사를 사전에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거 형식적 절차에 그쳤던 주총은 최근 이사·감사 선임, 정관 변경 등 경영권 핵심 안건을 다루는 전장으로 변모했다. 특히 올해는 행동주의 펀드와 사모펀드(PEF), 소액주주 연대가 동시다발적으로 연계되는 복합적인 리스크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시장의 긴장감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LG화학 지분을 보유한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은 올해 주총을 앞두고 주주 결집을 예고했으며, 얼라인파트너스 역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코웨이 등 복수의 상장사를 대상으로 주주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여기에 '액트', '헤이홀더' 등 소액주주 플랫폼을 통해 일반 주주들까지 조직적으로 의결권 행사에 나서면서 기업들은 전방위적 압박에 직면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주총 리스크를 방어할 전문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 현실이다. 의결권 대행 업무는 주주 명부 분석부터 안건별 쟁점 도출, 설득 전략 수립, 위임장 확보, 주총 현장 대응까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물리적인 인력과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대행사 한 곳이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 수에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

주총 시즌이 임박해질수록 A급 인력을 보유한 전문 대행사들은 조기에 계약이 마감될 가능성이 크다. 준비 시점이 늦은 기업은 경험이 부족한 인력을 투입하거나 아예 외부 지원을 받지 못해 '주총 실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의결권 및 SR(Shareholder Relations)전문기업 로코모티브 관계자는 "최근 주총 트렌드는 단순히 표를 모으는 수준을 넘어 적대적 주주 제안에 맞서 논리를 개발하고 우호 지분을 체계적으로 방어하는 총력전 양상"이라며 "주총이 임박한 시점에서는 전략 수립과 실행 모두 물리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최근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나 대행사의 가용 리소스는 한정적"이라며 "주총 대응은 최소 수개월 전부터 준비해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파트너사 선정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올해 주총 리스크 관리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연금 및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방안'으로 이행 점검 절차와 공시가 대폭 강화됨에 따라 과거 형식적인 절차의 주총 문화에서 벗어나 평상시 SR을 통해 주주와 소통하고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야될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3월 주총이 기업의 위기 대응 역량을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의결권 대행을 단순 비용이 아닌 필수 리스크 관리 인프라로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파트너를 확보하는 기업만이 경영권 분쟁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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